[EC커런트]B2B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B2B는 이제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전세계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B2B를 이용하고 있고 직접 B2B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B2B 시장 규모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으며 B2B는 e비즈니스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급증하고 있는 B2B 수요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모든 B2B업체들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초기의 과열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점점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이 우수한 B2B업체를 선별할 수 있게 되고 시장의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이는 2∼3년 후 B2B 시장은 한차례 지각변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레스터리서치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 열한번째 이야기는 장내정리를 앞두고 있는 미국 B2B 시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포레스터리서치는 앞으로 3년후 미국 B2B 시장에는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180개 업체 정도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록 B2B시스템을 통해 상품과 자재를 거래하길 원하는 업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경쟁력 있는 B2B업체에만 수요가 몰려 결국 대다수의 B2B업체는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레스터가 연간 매출이 10억달러를 넘는 미국의 50개 주요 기업 간부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경우 B2B 이용규모를 크게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기업의 경영진들은 종이, 볼펜 같은 소모성자재(MRO:Maintenance, Repair & Operating Supplies)에서 원료(raw materials)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구매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사결과 주목할 만한 점은 업체들 모두 앞으로 B2B업체의 수가 급속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제약회사의 간부가 『우리 회사는 수많은 B2B업체를 다 필요로 하진 않는다. 우리에게 적합한 하나의 우수한 B2B업체만을 원할 뿐이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B2B 시장에 너무 많은 업체가 난립해 있으며 경쟁력 있는 업체들 외에는 모두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포레스터는 지난 3년간 B2B 시장이 세단계에 걸쳐서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 3년간 다시 세단계에 걸쳐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B2B 시장의 태동

지난 98년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B2B시장은 메탈사이트(http://www.metalsite.net), 켐덱스(http://www.chemdex.com) 같은 전문 온라인 B2B업체들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당시 전문 B2B업체들은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연결고리를 보다 쉽게 이어준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며 전자상거래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후 99년에는 닷컴업체들의 B2B사업 성공에 고무받은 오프라인 업체들의 B2B시장 진출이 이어졌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포드 등은 자재 구입과정의 간소화 및 제품 판매의 효율화를 위해 독자적으로 B2B사이트를 운영하며 B2B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나날이 그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B2B시장은 올해 들어서는 또다른 변화가 모색되고 있다. 다름아닌 연합 B2B사이트의 출현이다. 주요 산업체들은 개별적으로 B2B시스템을 구현하기보다는 연관 있는 업체들끼리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에 서로 뭉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IBM·마쓰시타·LG전자 등이 참가한 B2B 합작사 이투오픈닷컴(http://www.e2open.com)과 휴렛패커드·컴팩·AMD·히타치·NEC·삼성전자 등이 결성한 e하이텍스(http://www.ehitex.com)가 대표적인 예로 이러한 합작사는 독점 시비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B2B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규모의 급증과 함께 새로운 사업자의 진출러시를 맞고 있는 지금의 B2B시장은 사실 지나치게 과열되고 혼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B2B를 이용하길 원하는 업체들은 자사에 적합한 B2B업체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B2B를 실현시켜주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선택에도 애를 먹고 있다.

◇B2B시장의 발전방향

포레스터는 이러한 혼란상태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B2B 경험이 쌓여가면서 업체들이 우수한 B2B업체를 고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B2B시장에 치열한 생존경쟁을 가져와 B2B시장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B2B시장은 앞으로 3년간 「정화(purge)-강화(fortification)-조화(reconciliation)」의 세단계를 통해 장내정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포레스터는 분석했다.

△정화(2000∼2001년):닷컴업체들의 위기

다수의 B2B업체들이 자금난 심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다. B2B시장의 공급 초과로 인한 수익창출의 어려움과 대형 오프라인 업체들의 B2B합작사 설립은 초기 B2B시장에 진출한 닷컴업체들의 행동반경을 좁게 한다. 또한 새로운 B2B 사업모델을 찾지 못한 업체들도 곤경에 빠진다.

△강화(2001∼2002년):B2B합작사의 전성기

내년 중반기부터는 대형 B2B합작사의 본격적인 활동이 예상된다. 이들 B2B합작사들의 선전으로 초기 닷컴 출신 B2B업체들도 연합전선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물론 모든 합작사들이 성공가도를 달리지는 못할 것이다. 업체간 이해 다툼으로 조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합작사들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B2B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다.

이와 함께 구매자나 판매자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B2B업체들은 중립적인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광범위한 분야의 품목을 거래하는 업체들은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이다.

△조화(2002∼2003년):B2B시장의 완성

2002년을 전후해 B2B시장의 거품이 대부분 걷히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자리잡게 된다. B2B업체들이 난립하던 B2B시장은 경쟁력을 갖춘 몇개 그룹 중심으로 재편되고 이에 따라 타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힘을 낭비하는 일은 줄어든다.

업체들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나설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 산업에 기반을 둔 B2B업체와 초기 닷컴 출신 B2B업체들의 손잡기가 활발해질 것이다. 오프라인의 유통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오프라인 업체와 온라인 거래과정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돼 있는 전문 B2B업체의 만남은 큰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B2B 수요자측면에서의 연합도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다. 같은 상품구매를 원하는 수요자들끼리, 혹은 동일한 계열의 제품 판매를 원하는 판매업체들끼리 공동구매·판매를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B2B시장의 4가지 성공모델

포레스터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2003년 이후에는 4가지 B2B모델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MRO 조달 모델

일부 B2B업체들은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MRO 조달서비스를 통해 B2B시장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이들 업체는 보다 효과적인 MRO 조달과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층을 확보할 것이다.

△원료 거래 모델

MRO와 마찬가지로 원료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B2B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석유, 목재 등의 원료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은 가격이 수시로 바뀌는 현물 시장에서 보다 좋은 가격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지원 모델

전자상거래 외에도 제품 거래에 따른 인력 배치 및 유통 구조의 효율화를 위한 지원도 함께 제공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B2B모델도 인기를 얻을 것이다.

△버티컬 허브(Vertical Hub) 모델

또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B2B시스템을 지원하는 버티컬 허브도 자동차와 조선 등과 같이 협력업체들을 수직적으로 묶기 쉬운 업종에서 인기를 끌 전망이다. 포레스터는 2003년 이후 전체 B2B업체의 3분의 2 이상을 버티컬 허브 모델이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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