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개척시대 금광을 찾아 나서는 사람을 빗대 「골드러시」라는 말이 유행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기존 경제를 강타한 새천년, 인터넷 비즈니스로 돈을 벌려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터넷 러시」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골드러시 당시 실제로 돈을 번 사람은 청바지와 곡괭이 장수이듯 인터넷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지금, 실제로 호주머니를 두둑히 챙길 수 있는 주역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알맞은 도구를 알선·제공하는 웹에이전시들이다.
웹에이전시란 한마디로 e비즈니스 해결사다. 컨설팅에서부터 웹디자인과 웹사이트 제작, 솔루션 구축·교육 등 e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지원한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e서비스」 「인터액티브 에이전시」라 불리며 각광받는 분야로 꼽고 있다. 미국의 경우 웹에이전시 업체 중 30여개가 나스닥에 상장해 블루칩으로 분류될 정도다.
웹에이전시 분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오프라인 기업의 온라인화가 가속되고 웹이 강력한 비즈니스 도구로 떠오른 환경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웹은 회사 소개를 위한 홈페이지나 제품을 소개하는 팸플릿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보기술과 웹이 접목되면서 점차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 채널, 기업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툴로 부상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고객접점이 되는 웹의 전체적인 전략, 마케팅, 웹디자인, 솔루션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웹에이전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웹이 자리를 잡으면서 에이전시 분야가 각광을 받게 된 셈이다.
IDC나 포레스터 리서치 등 전문 조사기관은 올해 전체 웹에이전시 시장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배 성장한 200억 달러나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세계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국내 역시 올해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99∼2004년 평균 시장 성장률이 60%일 정도로 고속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
떠오르는 신천지에 먼저 깃발을 꽂기 위한 선점경쟁은 닻이 올랐다. 업계에서는 종합 서비스업체를 포함해 중소 규모의 업체까지 합친다면 200∼250여개가 웹에이전시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LG 등 대기업과 에이전시닷컴·마치퍼스트 등 글로벌 웹에이전시까지 진출하는 등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컨설팅과 인큐베이팅 업체까지 이 시장을 노크해 인터넷 금광을 차지하기 위한 패권경쟁이 한층 고조되는 상황이다. 앤더슨컨설팅·PwC 등 내로라하는 컨설팅 업체는 별도 부서를 운영하거나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에이전시사업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인큐베이팅 업체도 최근 닷컴기업의 위기론으로 시장이 경색되면서 웹에이전시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비즈홀딩스·테크웨이·ICG 등은 이미 웹 에이전시 사업에 맞게 조직을 재편성했다. 에스큐브·A3시큐리티컨설팅·에어폴스 등 보안이나 프로그램제공업체(ASP) 등 부분적으로 에이전시사업을 추진해왔던 업체도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에는 말그대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원스톱체제를 갖춘 종합 웹에이전시로 성장한 이모션·홍익인터넷·클릭·클라우드나인·네트로21 등이 올해 목표 매출액을 지난해의 5∼10배로 늘려잡고 공격경영에 나서는 등 고삐를 한층 당기고 있다.
특히 토종업체는 그간 국내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발빠르게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눈길을 끈다. 글로벌화를 위해 시동을 건 셈이다. 이는 컨설팅과 솔루션 개발능력은 선진국에 다소 뒤떨어지지만 웹디자인 능력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클라우드나인과 클릭은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포문을 연다. 드림원도 일본 인터넷업체인 BBI재팬과 제휴를 맺고 웹디자인·솔루션을 포함한 웹에이전시 사업을 일본에서 벌이게 된다. 이밖에 네트로21이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에 상주인력을 파견하고 지난 5월 설립된 오픈타이드가 미국과 중국·일본·동남아시아를 묶어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홍익인터넷 노상범 사장은 『여러 분야에서 에이전시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결국 자신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부족한 분야는 아웃소싱이나 M&A를 통해 보완해 가는 쪽으로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며 『종합 e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에이전시와 분야별 특화 서비스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문 에이전시로 서비스가 점차 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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