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에서 빠른 속도로 개발·보급되고 있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적용, 워크스테이션이나 고성능 PC를 이용해 그동안 고가로 인식돼온 초고속 슈퍼컴퓨터를 60∼90% 저렴한 가격으로 구현한 것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도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념의 슈퍼컴퓨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CPU 하나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슈퍼컴퓨터와 달리 여러 대의 PC나 워크스테이션을 병렬로 연결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한 것으로 멀티태스킹 개념의 슈퍼컴퓨터에 업무별 분산처리 방식을 적용한 일종의 고성능 병렬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배경 =기존 벡터형 슈퍼컴퓨터가 성능은 우수한데도 고가라는 데 문제가 있다. 기상청이나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 등 국가기관이나 삼성종합기술원 등 민간연구소의 경우 한 대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기 위해 최소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해 왔다. 따라서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슈퍼컴퓨터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각종 프로세서 성능의 발전과 파티셔닝 기술, 다중OS 처리기술, 광네트워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 제조기술 및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도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시대 도래를 촉발시켰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된 OS로 평가받는 저비용·고성능 리눅스 공개소프트웨어 등장으로 인해 이를 이용해 리눅스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움직임과 각종 솔루션 개발자들의 등장으로 인해 자연스레 고성능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도입·활용하려는 기업이 증가하게 됐다.
◇성능 =현재 개발된 제품 중 리눅스 OS 기반의 인텔 계열 펜티엄Ⅲ 제온 프로세서 16개를 탑재한 시스템의 경우 이론상 16기가플롭스(1기가플롭스는 초당 10억회의 연산능력을 의미)의 성능을 발휘한다.
알파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은 128개 CPU를 탑재해 170기가플롭스의 성능을 기록한 바 있으며 최대 256개 CPU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벡터 슈퍼컴퓨터에 비해 60% 이상 낮은 비용으로 초당 1700억7500만번의 부동소수점연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성능에 관한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병렬로 다수의 PC나 워크스테이션을 연결하기 때문에 이론상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성능 또한 기존 벡터형보다 월등히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가플롭스급 성능이라느니 몇 개의 CPU를 탑재했다느니 하는 것은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망 =클러스터링 기술 발전에 따라 앞으로 저렴한 가격과 고도의 성능을 갖춘 클러스터 컴퓨터 개발이 눈부신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기존 벡터 슈퍼컴퓨터의 영역으로 인식돼온 반도체·유전자분석·엔지니어링·분자해석·열역학·기상분석 등의 분야에도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개발 및 도입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수요처 또한 연구소·국가기관·대기업 등에서 점차 학교·중견기업·공공기관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경우도 반도체·바이오·자동차·선박·열역학·제어계측·구조해석 등 전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딥브레인즈 조원장 부사장은 『지금까지 외산 일색이던 슈퍼컴퓨터시장에 국내 중소업체들이 클러스터링 기술을 적용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개발, 선보였다는 것은 시도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가격이 저렴한데다 성능은 오히려 기존 벡터형 컴퓨터보다 우수해 기존 연구소·대기업·기관 등 한정된 수요처를 벗어나 조만간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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