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콘텐츠 제공에서 원격의료까지 서비스영역을 확대하려는 메디다스 김진태 사장(35). 원격의료용 단말기인 생체신호계측기를 생산하는 다일정보통신의 기술이사겸 서울의대 의용공학교실 김희찬 교수(44).
원격의료라는 사업테두리 안에서 두사람의 관계는 「실과 바늘」 또는 「요철」이라고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원격의료 진료행위 자체가 서비스와 원격의료용 단말기를 동시에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김진태 메디다스 사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김희찬 교수를 반갑게 맞이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 친근하게 대했는데 30대 중반과 40대 중반인 두 사람의 만남이라 세대차가 크지 않아 그런가 싶었다. 그러나 이 둘은 서울의대 의용생체공학교실 선후배 관계였다.
김진태 사장이 서울의대 의용공학교실 인공심장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김희찬 교수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하지만 교직생활만을 해 온 김 교수가 사업경력은 물론 사회경력도 오히려 6년 후배다. 김 사장이 92년 6월 사업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었고 김 교수는 98년 11월 다일정보통신의 기술이사로 참여, 사업가로 뒤늦게 변신했기 때문이다.
대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기 위해 기자가 짓궂게 서로의 험담을 주문했다. 선후배라는 생각에 서로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두 사람 모두 「단점이 너무 없는 게 단점」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상대방에 대한 칭찬만을 늘어놓았다.
먼저 김 교수가 말문을 열었다. 『보통 엔니지어 출신들은 경영능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김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경영수완을 발휘함으로써 기업을 이 정도 수준으로 끌고 왔다는 것은 천부적인 경영자질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가끔 조언을 구하기도 하죠.』
김 사장이 화답했다. 『사업상 콘텐츠 확보를 위해 만나는 여러 의대교수들 가운데 가장 존경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론 위주의 연구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원가·시장동향 등 업체의 입장까지 꼼꼼히 고려해 이론과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대해 깊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죠』.
이어 화제를 본론인 원격의료시장에 대한 전망으로 돌렸다. 두 사람은 원격의료시스템이 기술적으로 준비는 거의 다 됐지만 수요가 아직까지 성숙되지 않아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잠재시장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가 전세계
의 선두그룹에 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시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지금의 의료서비스가 안고 있는 한계성인 시공간의 경계선을 무너뜨
리면서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는 분야가 바로 원격의료산업』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진단용 의료기기의 기술동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환자를 즉시 케어(point of care)할수 있게끔 소형화·단순화하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격의료사업을 펼치는 데 있어 거쳐야 할 「가시밭길」이 만만치 않다. 사업경험이 많든 적든간에 누구나 각 자의 사업영역에서 어려운 점을 갖고 있었다.
『일반 산업과 달리 의료서비스 산업에는 소비자와 업체 사이에 의사집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3박자가 딱 맞아야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의사들을 원격진료에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이 많아요. 특히 원격의료와 관련된 법규정이 없고 의료보험수가도 적용되지 않다보니 의사가 원격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원격진료용 단말기가 한가지 기능만 갖고 있어서는 안되고 여러가지 복합기능을 필요로 하다보니 개개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요. 또 수요자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제품가격이 적정해야 하고 기능은 다양한 대신 사용법은 간편해야 하는데 그런 제품을 상품화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각자의 고충을 흉금없이 털어놓다보니 어느새 비즈니스적인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김 사장은 『일상생활 속에서 환자의 몸상태가 자연스럽게 체크되고 이 데이터를 주치의에게 전달함으로써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을 내리는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김 교수 역시 『제조를 하다보면 시장의 요구에 부합되지 않는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행착오을 겪을 수 있다』며 『초기 원격의료시장은 많은 선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아낌
없는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끝으로 각각 원격의료서비스와 원격의료용 단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원격의료를 국내시장에서 꽃피워 전세계에 그 씨앗을 뿌리자며 다음 약속을 기약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김희찬 교수>
1982년∼1989년 서울대학병원 의공학과 의공부기정
1989년∼1991년 미국 유타대학교 인공심장연구소 전임연구원
1994년∼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용공학교실 교수
1998년∼현재 다일정보통신 창업
<김진태 사장>
1992년 메디슨 MIDAS 사업부장
1994년 메디다스 창업
1999년∼현재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이사
1999년∼현재 기술표준원 정보산업부회 보건정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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