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디지털인 가전대리점들이 주변에 흔하다.
가전메이커들이 연초 디지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디지털 냄새」가 나게끔 자사의 가전대리점 간판을 일제히 바꾸었으나 겉모습과 달리 매장안에는 아날로그 가전제품 일색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전대리점 간판에 각각 「디지털 LG」 그리고 「디지털 플라자」란 문구를 크게 부각시켜 일반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디지털카메라·DVD·MP3플레이어 등 디지털제품을 전문적으로 진열한 곳은 드물다.
실제 매장 한켠에 「디지털제품 코너」를 별도로 마련한 LG전자의 가전대리점은 약 250개점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비율이 더욱 낮아 디지털 전문매장인 AVP(Audio Visual & PC) 전문대리점이 약 70개점으로 전체의 약 6%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또 LG전자보다 디지털제품군이 훨씬 다양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디지털제품군의 매출액(디지털TV 제외)은 전체 매출액의 0.3%인 60억원이고 올해 들어 비록 7배 이상 고속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래도 약 2.3%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실생활속에 디지털제품이 파고드는 보급속도가 더딘 이유는 가격이 워낙 비싸기도 하지만 우선 소비자들이 디지털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등 정보기술과 소비자의 디지털마인드간의 격차가 크기 때문.
또 상당수 가전대리점은 디지털기기의 판매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재고로 남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선뜻 진열하지 않고 있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
이에따라 LG전자가 디지털전문기기 전문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기획안을 수립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또한 AVP전문점을 연내 100개로 늘리고 내년에는 300점으로 확대키로 하는 등 디지털제품의 판매확대를 위한 방안을 속속 마련하고 있으나 이같은 노력이 디지털기기의 실판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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