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 온라인상의 바른 언어사용을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란 소설을 배운 적이 있다. 더이상 프랑스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한 마을에서 마지막 모국어 수업시간 선생님의 가르침이 감동적으로 그려진 소설이었다. 그때 담당 선생님도 우리 국어의 중요성과 함께 자기 말과 글에 대한 자부심에 대해서 가르쳐 주셨다. 덧붙여서 선생님은 우리 한글은 아주 우수한 언어라고도 말씀해 주셨다. 그 이후로 바른 우리말 사용에 대해 고심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고 보니 어린 시절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외국여행시 우리말을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나 우리글로 된 간판을 보는 일은 감회가 새로왔다.

그런데 최근 초등학교 5학년 아들 녀석의 학급 홈페이지에 들어가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게시판의 언어는 대부분 맞춤법이 틀린 것들이었다. 「안냐세여(안녕하세요)」 「넘넘(너무너무)」 등은 그래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으나 그외의 이상한 말들은 도저히 무슨 뜻인지 난감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중고등학교생들의 채팅방이나 숙제도우미 등에는 더 심한 언어파괴가 일어나고 게임 용어 등은 도저히 일반인은 알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상에는 은어를 풀이해주는 사이트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청소년 시절 은어를 사용해 봤고 어떤 의미에선 재미가 있었으며 우리 또래끼리의 결속력과 친밀감을 그런 언어 사용으로 나타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온라인상의 언어 파괴·변질은 그런 차원을 넘어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맞춤법이 틀리고 올바른 국어 사용을 귀찮아 한다는 것이다. 언어 파괴는 10대에서 시작되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휴대폰의 특수문자로 대화하는 사이버 상형문자족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1010235(열렬히 사모해)」 「1004(천사)」라는 숫자를 입력하거나 「·―·(웃는 표정)」을 보내는 것은 차라리 애교로 봐줄 수준이다.

그들 중에는 이런 투의 언어 사용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오히려 표준말에 맞춰 올바로 쓰는 학생은 왕따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 온라인상에도 언어 사용의 예절이 있다. 얼굴을 대하지 않고 말한다고 혹은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하여 함부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의 말과 글은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가꿔 나가야 한다. 언어란 사회성이 있어서 한번 정착되면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새삼 한글날이 되니 온라인상의 언어파괴 문제가 더욱 근심스럽게 다가온다.

최낙곤 서울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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