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6월 포천지에 성공하는 기업의 전략(Killer Strategy)을 다루는 기사가 실렸다. 미국의 1000개 회사 중 86년부터 95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주주의 실질수익이 35% 이상 성장한 17개의 회사를 살펴본 결과 암젠·할리데이비슨·나이키·코카콜라·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인텔 등 17개 회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암젠은 기존 제약회사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가진 회사다. 즉 기존 제약회사들은 어떤 질병을 목표로 할 것인가를 먼저 정하고 연구에 착수, 약을 생산한 반면 암젠은 연구소나 대학의 연구결과들을 조사해 히트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선별해 약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대학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이러한 방식에 대해 많은 회사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암젠은 이들 17개 회사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지난 10년 동안 암젠은 평균 60% 이상의 수익 성장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데이비슨은 사양길에 접어든 회사였다. 이 회사는 새로운 CEO가 경영을 맡으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에는 팔에 문신하고 요란한 가죽 옷을 입고 수십 수 백명이 몰려다니는 오토바이 클럽이 있다. 이런 오토바이 클럽이 모일 때 할리데이비슨의 회장이나 경영진들이 이들과 같은 복장으로 이 동호회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이를 신제품에 반영했다. 이렇게 하여 일본 오토바이에 비해 뒤떨어진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었고 오히려 그들보다 앞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할리 데이비슨은 지난 10년 동안 년 평균 35% 이상의 주주 수익 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나이키는 시장을 창출해 가는 회사다. 운동화에 대한 기존 개념을 깨고 고가의 하이테크 운동화를 제작해 시장을 창출한 것이 바로 나이키다.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사장을 선도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 성공한 회사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 이들은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과감히 행동에 옮긴다. 할리데이비슨은 중역들을 오토바이 클럽 모임에 참석시키면서까지 고객이 바라는 바를 파악하고 제품에 반영하기에 힘썼다. 나이키는 조깅을 즐기는 중산층 고객들에게 하이테크 조깅화를 개발, 대성공을 거두었다.
둘째로 디지털기술을 최대로 활용한다. 회사 내부의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혁신해 사이클 타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다. 또 모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인다. 할리데이비슨은 프로세스를 대폭 디지털 기술로 혁신하고 디자인과 조립정보를 직원 및 협력사에 공개하는 협업체제를 만들어서 50일 이상 걸렸던 차체 제작을 2일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나이키의 맞춤 운동화도 인터넷을 활용한 협업 때문에 가능했다.
셋째로 경영진부터 직원까지 모든 사람이 혁신적인 생각을 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한 때 어려웠던 할리데이비슨이 다시 일류 회사로 변신한 것도, 나이키가 스포츠 이벤트에까지 진출하는 것도 새로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 시대에서 성공하는 기업들은 고객의 관점, 디지털 마인드 그리고 혁신적인 생각과 행동에서 앞선 회사들이다. 과거의 관행과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금의 문제를 볼 때 한계를 뛰어넘는 약진이 가능하게 된다.
김형회 <한국IBM마케팅총괄본부 수석전무 hhkim@ kr.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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