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장비 국산화 서둘러야

인터넷은 지식과 정보사회의 핵심산업으로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유망산업이다. 디지털경제시대를 맞아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류와 개인간, 개인과 기업간 또는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거래금액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 가상공간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수단이자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를 굳건히 잡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인터넷의 기반인 장비는 안타깝게도 우리의 핵심기술 부족과 낮은 부품 자립도로 인해 국내 수요의 절대량을 외국업체가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인터넷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업체들도 대부분 핵심부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조립생산하거나 단순판매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인구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장비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지만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올해만 해도 인터넷산업의 기반시설인 네트워크 장비와 초고속 가입자망 장비, 기간전송만 장비 등의 수요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필요한 장비 대부분을 외국업체에 의존해야 한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네트워그 장비의 경우 지난 1·4분기만 외국의 특정업체가 국내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외국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마디로 인터넷 장비에 대한 국산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무역수지가 악화돼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인터넷 장비 국산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본의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인터넷 장비가 또 다른 형태의 무역역조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금 우리 경제에서 인터넷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 98년 0.5%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1.1%로 높아지고 2002년에는 1.7%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와 발맞춰 우리가 효율적으로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지 못하면 매년 급격히 커지는 인터넷 장비시장을 고스란히 외국업체에 내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장비기술 세계에서 구태의연한 정책이나 단기적인 기술개발 전략으로는 인터넷 장비 국산화를 이룩하기가 불가능하다. 우선 인터넷 장비산업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을 냉정하고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그 바탕 위에 장기적 시각에서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 정부와 관련업계는 장비산업별로 집중해야 할 기술분야를 선정하고 이 기술개발에 우리의 역량을 총집중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기술개발전략으로 외국업체와 경쟁해봐야 승산이 없다.

특히 외국업체들이 우위를 차지한 분야와 앞으로 우리가 선점할 수 있는 가능분야를 구분해 각기 다른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장을 주도할 핵심장비에 대한 투자를 최대한 확대해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시점에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밖에 인터넷 장비 국산화를 위한 산·학·연간의 기술개발 및 연구협력 체제를 확립하고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