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의 현장을 가다>23회-독일TEMIC사

실리콘게르마늄(SiGe)은 2000년대 벽두에 반도체기술의 새로운 파장을 몰고올 기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SiGe 반도체는 1∼100㎓ 주파수대역에서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과 성능, 신뢰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무선통신용 소자는 물론 산업기기, 컴퓨터, 계측기, 자동차용 부품에 실장되면서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SiGe 반도체기술을 선도하는 독일의 테믹(TEMIC)사를 방문해 SiGe 반도체기술의 개발현황과 전략, 그리고 향후 전망을 알아본다. 편집자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 원자를 합성해 만든 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는 지금의 실리콘 반도체보다 고주파에서 잡음이 적고 작동의 선형성(linearity)이 뛰어나며, 고주파 IC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갈륨비소(CaAs)에 비해 집적도가 크게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차세대 고주파 IC용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에너지 갭(gap)이 1.12eV인 실리콘과 0.66eV인 게르마늄을 합성할 경우, 에너지 갭이 다른 헤테로(hetero)구조의 양자 소자를 만들 수 있어 전자 소자의 속도를 높이거나 효율이 높은 광 기능 소자를 제조할 수 있어 실리콘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아울러 SiGe BiCMOS기술은 실리콘 주문형반도체(ASIC)의 다양화는 물론, 작동속도 10㎓ 이상에서 저소비전력(0.5㎽/㎒ 이하) 성능을 크게 발전시킬 선행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기억소자, 기능소자(MPU, MCU, 또는 DSP)와 아날로그 회로 등을 하나의 칩에 집적하는 「시스템 온 칩(SOC : System On a Chip)」 구조로 발전해 가는 데 있어서도 SiGe가 폭넓게 사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SiGe 소자가 CaAs 소자에 비해 저주파 잡음, 전력소모, 집적도, 가격면에서 우수한 특성과 경쟁력을 가진 것이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 IBM과 독일 테믹 외에 일본 히타치·NEC, 캐나다의 NRC, SGS톰슨, 한국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SiGe 반도체기술의 개발과 상품화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SiGe 반도체기술의 응용분야는 PCS, 셀룰러, 위치측정시스템(GPS), 블루투스(Bluetooth), IMT2000, 유럽형무선전화(DECT) 등의 이동통신용 송수신기를 비롯해 광통신(1∼2.5Gbps 이더넷·인터넷)용 허브와 수신기, 컴퓨터, 소비자용 가전, 무선LAN(2.4㎓, 5.8㎓ PC연결), 자동차, 선박, 위성(10㎓ 이하), 레이더(20∼40㎓), 충돌방지시스템(77㎓), 로봇·산업용 센서(20∼50㎓) 등까지 다양하다.

지금까지 발표된 SiGe 반도체 응용제품만도 ECL(Emitter Coupled Logic) 스위치 회로 및 12-b DAC(디지털-to-아날로그 컨버터), BiCMOS, HBT 주파수분주기(2.3∼5.9㎓, 1.9V 동작), 무선LAN, 12㎓ 오실레이터, VCO, 전력증폭기(9㎓), 혼합기(9∼11㎓), RF/IF 컨버터, CDMA RF&아날로그 칩세트 등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남부 소도시인 하일브론의 공장지대에 위치한 테믹은 지난해 미국의 다국적 반도체업체인 아트멜(Atmel)에 합병된 후 SiGe 반도체기술의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SiGe분야 선발주자인 IBM과 쌍벽을 이루는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테믹은 현재 4인치, 6인치 Si 이중접합 양극성 트랜지스터(HBT), BCDMOS Fab(웨이퍼 가공공장)을 갖추고 주당 1000장의 웨이퍼를 제조하는 시설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통신·자동차·마이크로컨트롤러용 부품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칩 설계부문에 100명, 자동차용 칩의 제조 100명, 마이크로컨트롤러 제조에 150명의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SiGe 소재의 GSM, PCS, DECT, TX/RX, 블루투스, 무선LAN용 저잡음증폭기(LNA) 및 전력증폭기 등을 개발했으며, 올 상반기 광통신용 고속 SiGe 소자를 개발해 40Gbps 광전송용 먹스(MUX)를 실장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BiCMOS 공정에 기반한 새로운 칩의 개발에 나섬과 동시에 퀄컴과의 차세대 CDMA기술 개발부문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내년중 SiGe 소재를 적용한 6세대 CDMA 칩세트를 선보이기로 했다.

테믹이 개발한 저잡음증폭기는 GSM 및 PCS 이동전화기에 헤테로다인 방식과 직변환 방식의 수신기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전력증폭기의 경우 출력이 +23dBm/3V에서 25㏈의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전력부가 효율이 2.4㎓에서 40%, 전체적 감도를 -80dBm까지 제공할 수 있어 블루투스와 무선LAN의 발신기로 적합하다. 광통신용 고속소자도 40Gbps 광전송용 2:1MUX를 실장, 20Gbps의 두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전송하며 35㎃/5V 동작에서 상승/하강(20/80%) 시간이 11㎰로 짧아 데이터 전송기능이 뛰어나다.

특히 테믹은 최근 미국 텍사스에 있는 히타치반도체를 매입해 0.18㎛공정 SiGe BiCMOS의 8인치 설비를 갖추는 등 IBM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와 함께 2001년 중반에 블루투스를 하나의 칩에 내장한 Tx/Rx IC를 SiGe BiCMOS로 생산하고, 블루투스를 내장한 전화기와 노트북도 출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테믹은 60개에 달하는 전세계 업체 및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수탁생산(foundry)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0주 이내에 IC제작 및 패키지를 완료하고 있다. 테믹은 이처럼 설계를 아웃소싱해주는 공조체제를 바탕으로 해마다 20가지 이상의 IC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 IBM의 경우, 지난 87년 SiGe 반도체 공정기술을 이용한 유무선통신용 고주파(RF)IC를 처음 선보인 후, 지난 98년말 65㎓급 SiGe 이중접합 양극성 트랜지스터(HBT)를 개발했으며, 2㎓에서 잡음지수가 0.4㏈인 HBT 수만개의 소자와 0.25㎛ CMOS 100만개를 집적하는 SiGe BiCMOS의 생산기술을 발표했다. IBM은 특히 구리(●) 금속배선을 최초로 접합해 SiGe IC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고, 이어 SOI, 임베디드 D램, 플래시 메모리와 접합한 새로운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업체도 2년∼3년 전부터 SiGe 반도체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외국 업체에 비해 SiGe 소재 반도체의 상품화가 더디고 기술투자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지난 98년 SiGe HBT를 개발했으며, 올 상반기 HBT를 MOS와 접합한 BiCMOS 개발에 착수해 2001년중 수탁생산 서비스가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2002년까지 표준 셀 라이브러리(cell library)화를 추진함으로써 향후 SiGe의 고속소자, RF소자, 광기능소자를 집적한 IC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해외 반도체업체들은 SiGe 반도체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있어 HBT 소자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실리콘 기판과의 기생효과를 충분히 고려하는 데이터베이스 또는 설계 SW를 개발하는 추세다. 아울러 효율이 높은 수동소자의 집적화, SOI 기술의 도입, SiGe BiCMOS 공정의 단순화, SiGe BiCMOS를 기반으로 한 셀 IP 구축 및 고온공정에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따라서 차세대 반도체기술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서 시장규모가 막대한 고속 프로세서, 스위치, 기억소자 등을 앞서 개발해 메모리분야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기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SiGe 반도체기술 상용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하일브론(독일)=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심규환 ETRI 회로소자연구소 책임연구원 khsim@etri.re.kr 박남규 ETRI 원천기술연구본부 선임연구원 nkpark@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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