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18)게임의 요소

◆임헌조(anicca@chollian.net)

게임을 정형화해 분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작업은 시행착오를 줄이며 과학적인 방법론과 방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나칠 수 없는 관문임이 분명하다.

게임의 요소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인터액티브」다. 「상호적인 행위」야말로 게임을 게임이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인터액티브를 기본으로 하고 유희성·승부성·규칙성의 3요소가 더해져 「게임성」을 갖는다. 유희성은 다른 말로는 오락성으로 재미와 흥미를 가져오는 요소고, 승부성은 문제해결에 경쟁관계를 도입함으로써 게임에 적극성을 가져오는 요소며, 규칙성은 상호적인 게임과정에서 의도적이고 암묵적이던 일정한 규칙을 적용해 시나리오적 구성을 가능케 하는 「짜임」을 가져오는 요소다.

여기서는 지면 사정상 가장 중요한 인터액티브에 한정하도록 한다.

「관계」는 항상 인터액티브한 것이 아니다. 일방적인 관계에서는 한쪽에서 한쪽으로만 영향이 생긴다. 인터액티브한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은 수혜자의 「행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초기 「관계」의 성립과 형성에 주의가 요구된다. 수혜자 또는 게이머는 관계의 필요조건으로서 자신이 행해야 할 행위에 익숙해지지 않거나 어려움을 느끼게 되면 관계를 끊을 것이다. 따라서 「상호관계」를 결정짓는 「상호행위」의 필요성은 관계자들의 수준과 요구에 따라 그 내용과 형식을 정해야만 한다. 인터액티브한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보다 관계형성에 유리하다. 인터액티브한 관계에서는 「해본다(I do it)」는 관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해본다는 것은 굉장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남이 하는 것을 보고 평가하는 것과 내가 직접 해보고 평가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보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때 게이머는 짜증을 낼 수밖에 없으며 쉽게 다시 도전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액티브의 중요성은 특히 게이머가 받는 영향에 있다. 현상적으로는 게이머가 게임 가운데 작용해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게이머는 점차적으로 제작자가 파놓은 함정 안으로 서서히 들어가 미리 장치된 효과에 의해 자신을 노출하게 된다. 이미 게임진행중에 「경계」는 풀린 지 오래며 「몰입」 가운데 어느덧 무방비 상태로(제작자의 의도대로) 게임이 주는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무방비 상태란 의식적 편견이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로 무의식적 영향상태를 의미한다. 엄밀히 얘기해서 인터액티브의 상호성격에는 내용과 역할에 차이가 존재한다. 게이머의 행위는 단지 몰입과 상태전이를 위한 것일 뿐이다. 반면 게이머의 행위로 야기되는 반대급부로서의 인터액티브에는 게이머의 무의식에 영향을 주고 철학과 세계관의 변화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촉수가 숨어 있다.

비유하자면 제작자의 의도와 세계관, 철학이 게이머의 무의식과 아무런 경계 없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이다. 그러므로 상호과정이라고는 하지만 인터액티브는 정확히 얘기해서 무게중심이 현격히 한쪽으로 치우친 시소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소가 평형을 이루는 것은 게임을 통해 게이머가 느끼는 만족감이 그 불균형을 메워주기 때문이다.

인터액티브가 주는 효과는 게임을 전방위적으로 확산시키고 주요한 요소로서 모든 영역에 결합해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게 한 핵심적 부분이다. 인터액티브 없이는 게임을 논할 수 없다. 조만간 기술의 혁신은 상상할 수 없는 자극과 환경으로 우리를 몰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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