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한국형 주방가전 자리매김

불과 2, 3년 전만 해도 틈새상품이라 불리던 김치냉장고가 어느새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형 주방가전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에는 장마철에 대비해 여름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크게 늘어 일시적이지만 김치냉장고가 때아닌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김치냉장고가 여름김장이라는 새로운 사회 풍속도를 만든 것이다.

또 김치를 잘 못 담그는 새내기 주부들의 경우 친정이나 시집에서 김치를 가져다 먹거나 슈퍼마켓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아 김치냉장고가 혼수품으로도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 바로 「김치」라는 점에서 별로 이상

할 게 없다.

◇시장규모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지난 95년 만도공조(당시 만도기계 위니아사업본부)가 처음으로 상품화, 보급에 나선 이래 매년 2, 3배에 달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6년 총 2만여대 규모를 형성하는 데 그쳤으나 이듬해인 97년에는 8만여대가 판매돼 무려 4배에 이르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98년에는 25만대 규모를 형성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돼 총 60만대의 수요를 보였다.

올해는 신장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하지만 물량면에서는 지난해보다 40만대 정도 늘어난 100만대, 5000억원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체 동향 =이처럼 김치냉장고가 5대 가전제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시장에 가세하는 업체들도 크게 늘고 있어 업체간 판매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만도공조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로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LG전자도 지난해와 달리 세 칸 서랍식 제품에 이어 직접냉각방식의 상부개폐식 신제품 3개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쟁탈전에 돌입, 만도공조와 이들 양사간 점유율 확대 경쟁이 볼만해질 전망이다.

대우전자도 최근 이 시장에 본격 가세, 가전3사가 모두 김치냉장고 시장에 참여

했으며 동양매직·신일산업 등 중견 가전업체들도 속속 참여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빌텍과 태영 등 전문업체들도 다수의 중소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공급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자체브랜드 판매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품동향 =김치냉장고의 대형화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2, 3년 전만 해도 50∼60L급 제품이 주종을 이루던 김치냉장고 용량이 지난해 100L급 이상으로 확대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30∼140L급 제품이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올해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160∼170L급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특히 LG전자는 아예 200L급 제품까지 개발, 출시 시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제품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위에서 뚜껑을 여닫는 형태인 상부개폐식 제품이 주종을 이룬 가운데 LG전자만이 서랍식 제품을 판매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상부개폐식과 서랍식을 혼합한 복합형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는 대우전자가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 및 제품용량 확대에 따른 수납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채택한 이래 만도공조와 청호나이스 등 다수 업체가

도입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신제품에 별도의 냉동식품 보관기능을 내장, 일반 냉장고의 냉동실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김치냉장고 구매요령-◆

추석이 지나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올 겨울 식탁을 지켜줄 김장김치를 싱싱하게 보관하기 위해 벌써부터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려는 주부들이 크게 늘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와 달리 다량의 김치를 장기간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어 겨울내내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치냉장고를 잘못 구입하면 김치가 일찍 물러버리거나 얼어버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 김치냉장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놓고 있어 제품 선택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최적의 김치냉장고 구입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치냉장고 구입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용도다. 김치보관 전용으로만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김치 숙성까지 생각하는지 또 김치 이외에 육류나 생선, 야채·과일 등도 함께 저장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만일 김치만 저장하고자 한다면 저장공간이 하나만 있는 50∼60L급 제품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저장과 숙성을 동시에 하려면 저장공간이 2개로 분리된 제품이 필요하다.

또 육류나 생선 또는 야채와 과일도 함께 저장하고 싶다면 이들 식품에 따라 저장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용량은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용량이 크면 다양하게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일단 가격이 비싸고 설치공간도 많이 차지하게 된다. 무턱대고 큰 제품을 구입하기보다는 저장할 김치량과 기존에 갖고 있는 일반 냉장고와의 조화를 고려해 보관하고자 하는 식품에 따라 알맞은 용량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부품결함이나 조립불량 등으로 제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귀찮겠지만 오랫동안 싱싱한 김장김치를 먹으려면 구입하기 전에 충분한 성능시험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수요가 몰리기 전에 제조업체들이 실시하는 예약판매를 적극 활용하면 유리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예년의 경우 소비자들이 대부분 필요한 시점에서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려다 보니 정작 필요한 김장철에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주문후 1개월 정도를 기다려야만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치냉장고 업체들은 대부분 김장철을 앞두고 안정적인 수요확보를 위해 10월 한달 예약주문을 하는 고객에게 30% 정도의 무이자 할인판매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대다수 김치냉장고 업체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조건의 예약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라.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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