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인터넷비즈니스의 미래

제주대 경영정보학과 정근채 교수(kcjeong@cheju.cheju.ac.kr)

세계적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의 신화로부터 시작된 인터넷비즈니스 열풍은 한국사회의 지식정보화·벤처산업육성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결합, 우리나라를 한차례 거세게 휘몰아치고 지나갔다. 최근 전세계에 일기 시작한 인터넷비즈니스에 대한 거품논쟁은 결국 코스닥시장을 강타, 사상 초유의 주식폭락이라는 지금의 사태를 초래하게 됐다.

그렇다면 정말 인터넷비즈니스는 세인들이 얘기하는 거품에 불과한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답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긴 항로에 약간의 걸림돌은 있을 망정 인터넷비즈니스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닷컴의 어려움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할까. 아마도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부재로부터 오는 무차별적인 모방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성공한 인터넷비즈니스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한다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인터넷산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전통적인 산업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선구자격인 성공한 인터넷기업들의 비즈니스모델을 차별성없이 그대로 모방·답습한다고 해서 후발기업 역시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인터넷사업의 핵심 성공요소는 바로 그 기업만의 「차별화된 가치」다.

누군가 지금 이 시간에 인터넷상에서 운영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자신이 고려하는 사업이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핵심적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기존의 기업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최근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동창모임 사이트 아이러브스쿨(iloveschool.co.kr)을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런 웹사이트가 미국이나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불과 1년도 안되는 기간에 5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모집할 수 있었다는 것은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이러한 기적의 이면에는 기존의 다른 어떤 기업도 제공하지 못하던 『추억어린 동창들을 손쉽게 찾고 서로간에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 기업만의 핵심가치가 존재하고 있다. 동창을 찾고자 하는 한국인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한 독창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수립함으로써 이 기업은 사상 초유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후발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사이트를 구축한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실제 비슷한 성격의 몇몇 사이트들이 새롭게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그 누구도 아직 이들의 아성을 깨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 업체의 미래를 마냥 좋게만 보지 않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기업의 또다른 핵심성공요소인 「수익모델의 우수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까지는 이 기업의 수익성이 그렇게 좋다고 볼 수만은 없다. 결국 이 기업의 앞으로의 과제는 핵심가치의 제공을 통해 확보된 500만명의 회원을 이용해 어떻게 수익성있는 사업을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초고속성장의 신화를 가진 기업이 쇠퇴하는 또다른 사례가 돼버릴지도 모른다.

이제 투자가들을 현혹시켜 자신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망상을 가진 사람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유일한 길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터넷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핵심가치의 창출」과 「우수 수익모델의 개발」, 바로 이 두가지 핵심성공요소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인터넷사업가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인터넷비즈니스의 미래는 그 어떤 사업분야보다 전망이 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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