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자.」
올 중반부터 불어닥친 벤처거품론에다 하반기 경기위축, 자금경색까지 겹쳐 국내 벤처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이 장기적인 시장대응을 위해 연구개발 부분에 집중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SW벤처들은 그동안 코스닥·벤처 열풍에 휩쓸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기술개발 부분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전열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벤처거품론이 대두되고 경기가 위축되는 시기일수록 SW기술 축적과 내부역량 강화를 통한 장기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SW업체들도 닷컴 열풍에 편승해 투자유치·마케팅·기업CI·IR 등에 큰 관심을 쏟아왔으나 최근 몇달 사이 벤처기업을 둘러싼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으면서 벤처 성공의 관건은 기술력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피부로 느끼는 업체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인력 보강, 외부기술 자문단 구성에 나서고 있으며 전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리고 차기 시장경쟁을 위한 전략 신제품 개발을 통해 내년 이후 시장에 대비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정보공학(대표 유용석)은 올해 말까지 70여명을 증원한다는 방침 아래 이 가운데 50명 이상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충원, R&D 인력을 전체 직원의 80%로 높일 계획이다. 연구개발 투자비용도 올해 28억원 규모에서 내년에는 60% 이상 늘리고 전체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11%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B2B 전문업체 인텔리전스웨어와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인 유비퀵스에 지분을 투자해 신기술 개발 분야를 보강하고 있다.
코바 미들웨어 전문업체인 로코즌(대표 홍석동·김성호)은 지난 5월에 코바 ORB인 소바를 발표한 데 이어 향후 2∼3년의 장기적인 시장경쟁을 위한 차세대 신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로코즌은 임베디드 시스템과 소형가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니소바 제품군을 올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추계컴덱스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을 비롯해 내년에는 공장자동화, 플랜트 시설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실시간 코바, 코바ORB를 칩에 내장한 코바칩 등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체 직원의 70% 수준인 50명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투입하고 있으며 R&D 비중도 높이고 있다.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도 최근 여의도 전경련회관 11층 사무실을 연구소와 교육장으로 전면 개편하고 연구·교육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티플러스는 내년 이후 시장에 대비해 신규사업으로 컴포넌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매출액 가운데 10%를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하고 최근 유치한 외부투자 자금 60억원 중 상당금액을 신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은 전체 직원의 50% 가량을 연구개발인력으로 구성할 계획이며 기술강화를 위해 각 대학, 연구소와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R&D 투자비중도 전체 매출액 대비 18∼20%선을 유지하고 내년에는 5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DBMS 신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등 장기적인 경쟁을 준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인컴아이엔씨(대표 임민수)도 XML 및 모바일사업을 위해 연구개발 인력을 올초 9명에서 현재 20명으로 크게 늘렸으며 올해말까지 더욱 보강할 예정이다. 매출액 대비 R&D도 지난해 8%선에서 올해에는 12% 가량으로 높였으며 내년에는 이 비중을 더욱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치캐스트(대표 박세영) 역시 차세대 검색엔진 개발을 위해 전체 인력의 70%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고급인력 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수대학과 연계한 위촉 연구원제 도입으로 기술을 더욱 보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K4M(대표 주종철)은 B2B 핵심 솔루션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아래 XML기반 B2B통합서버인 크로스B2B와 기업 정보포털 구축 솔루션인 크로스EIP 등을 출시해 내년 시장에 대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B2B사업팀에 개발인력을 보강하고 지원팀을 신설했다.
이밖에 한국사이버페이먼트(대표 이성용)는 기술강화를 위해 최근 기술팀에 대한 장기 외부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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