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망해도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는 한 벤처 CEO의 말처럼 벤처의 도전은 결코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다. 불용(不用)재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 실업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자산이라 해봐야 컴퓨터 몇 대와 사무집기 정도가 전부다. 진짜 자산인 기술과 노하우는 개개인이 모두 갖고 있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이같은 보유자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는 많은 부담을 준다. 투자자는 물론 CEO와 임직원, 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준다. 「실패도 자산」이라는 말은 성공한 벤처기업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따라서 실패를 두려워 않는 벤처기업이라 할지라도 지켜야 할 경영원칙은 있다.
◇움직이는 영업조직 =「벤처는 기술」이라고 단정짓는 사람이 있다면 큰 오해다. 기업의 중추는 영업이다. 영업은 실질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시장과 관계된 「제1선」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사업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영업없는 사업은 실패를 예약해 놓은 것과 마찬가지다. 영업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생존과 직결된다.
영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영업맨을 두어야 한다. 일부 IT기업들은 움직이는 영업맨을 만들기 위해 사내 개인책상을 치우는 방법까지 동원한다. 물론 비용절감 효과까지 수반한다.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의 경우 보이지 않는 효율을 측정할 수는 없지만 비용은 30%이상 절감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얘기다. 선진적 영업기법이 성공한 예다.
◇선 출시 후 보완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수요대상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티즌을 상대로 한 인터넷사업이라면 앞서가는 네티즌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을 먼저 풀어주는 것이 온라인사업의 핵심이다. 때를 놓치면 아무리 좋은 제품, 좋은 기술이라 할지라도 시장성이 없다. 현재 개발중인 제품·기술은 서둘러 완성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앞서가는 첩경이다.
VoIP기술이 미국에서 거론되고 일부 상용화될 무렵 다이얼패드는 미국시장을 공략했다. 완전한 VoIP기술이 아니었지만 인터넷 무료통화라는 아이템만으로 화제의 우선 순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이얼패드는 엄밀히 별정통신사업이다. 그러나 인터넷통화의 시장성에 맞춘 사업으로 단기간에 성공을 이룩했다. 반면 인터넷 무료통화 컨버터를 만든 H사의 경우 개발 6개월이 지난후에도 상용화를 미루다 타사의 제품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완벽한 기능이나 서비스보다 업그레이드 위주의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축소경영 =인터넷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로 인해 인터넷기업들의 자금사정은 풍족했다. 역으로 풍족한 자금사정만큼 투자자들의 기대도 컸다. 단기간에 수익구조를 개선,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이같은 기대에 부응해 기업들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자금 대부분을 썼다.
그러나 닷컴 위기설이 본격 대두된 후로 투자자들의 발길은 뚝 끊어졌다. 투자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난해와 같은 자금사정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업의 입장으로선 투자대비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소수의 인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려야 하지만 온라인 벤처기업의 경우 이미 종업원수에서 중견기업이 된 기업이 많다. 또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인 집행보다 무조건 대규모만을 지향하는 경우도 흔하다. 모두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인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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