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연내 도입 운영키로 한 「인터넷기업 가치평가제도」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적정주가 등 시장원리에 맡겨야 하는 기업가치 산정기준을 정부가 일률적인 잣대로 제시하겠다는 시도는 도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통부가 연내 도입키로 한 「온라인기업 가치평가」계획에 인터넷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인터넷산업의 발전구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치평가작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또한 정부의 이름을 걸고 진행된 평가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공식 견해를 밝혔다. 한 인터넷기업 대표는 『기업가치는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형성·검증되는데 이를 정부가 판단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각종 정책기금이나 연기금을 코스닥에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기업 평가전문회사들도 정통부 계획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한 평가전문사 대표는 『정부가 급부상하는 신산업에 대해 나름의 평가기준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이나 재정경제부가 공모주 산정기준 등 내부적인 정책판단의 근거로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 및 인큐베이팅 전문회사 관계자는 『전통적인 기업평가작업이던 신용평가도 정부가 관여했던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시장가치 판단기준을 정부가 제시하고, 추후 초래될 결과도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뜻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정통부 지식정보산업과 김호 과장은 『증권사·창투사·평가전문회사 등 민간기업들의 인터넷기업 평가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 논의의 장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라며 『정부 부처가 기업가치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민간에서 제대로 된 닷컴기업 평가기준을 운용할 수 있다면 정부는 언제든 손을 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통부는 이달초 인터넷기업 가치평가 관련정책을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 통해 거품론과 자본경색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닷컴업계에 원활한 자금조달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다음달 인터넷기업 가치평가 관련 세미나와 설명회를 개최하고 연구포럼을 결성한 뒤 연말부터는 관련 법제 정비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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