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시스템온칩(SOC)

「시스템온칩(SOC) -반도체의 미래를 쥔 열쇠.」

SOC는 반도체업계는 물론 여러 시스템 업계가 추구해온 궁극적인 목표다.

SOC는 글자 그대로 전체 시스템을 칩 하나에 담은 반도체를 뜻한다. SOC는 그동안 마이크로프로세서·메모리·로직·아날로그·디지털신호처리(DSP) 등 별도의 시장군과 제품군을 형성했던 여러 반도체 제품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SOC 등장과 파급효과

SOC는 단위면적에 더욱 많은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반도체 초미세공정기술과 집적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아울러 제품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기를 바라는 욕구의 확대도 SOC기술 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정보를 처리해 주는 논리회로와 정보저장 기능을 수행하는 메모리는 별도의 칩에 구현됨으로써 전자제품의 소형화 및 고성능화를 저해해 왔다. 이는 데이터를 다른 장소에 두고 있는 것과 같아 결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SOC기술은 하나의 칩에 논리회로와 메모리를 구현함으로써 이동폭을 줄여주고 효율적인 시스템 운용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여러가지 기능을 가진 반도체가 하나의 칩으로 통합되면 보드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시스템 몸집이 현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크기로 줄어들게 된다. 지난 50년대 사무실 정도 크기였던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이 책상위에 올려질 정도로 작아진 것만큼이나 SOC기술은 각종 전자시스템들의 크기를 축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SOC는 여러개의 반도체를 별도로 만드는 것에 비해 반도체 제조비용이 훨씬 저렴해지고 전체 시스템 가격도 낮아지면서 반도체업계와 시스템업계의 미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준다.

이처럼 SOC는 칩 설계의 단순화, 시스템 소형화, 비용절감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향후 반도체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SOC가 본격화할 경우 기존 전자제품의 개념 자체가 바뀌는 것은 물론 정보기술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전세계 SOC 시장규모가 조만간 한해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유수 반도체업체들이 각자의 주력제품에 부가기능을 결합하는 형태의 SOC 기술개발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복잡한 기능 구현과 단순한 디자인이 모두 요구되는 디지털 시대에서의 시스템 제조 경쟁력은 SOC 기술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SOC 기술개발 현황

세계 반도체 및 전자업계는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와 각종 부품 등이 하나의 반도체 안에 집약되는 SOC가 21세기 전자산업 지형을 바꿀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 각자의 주력기술을 바탕으로 SOC기술 기반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더이상 개별칩 형태로는 디지털시대의 제품 소형화·고속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따라서 SOC기술을 먼저 확보함으로써 향후 반도체 시장은 물론 정보기술시스템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다.

SOC기술 개발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주문형 반도체(ASIC)업체다. 전자제품의 경박단소화 추세와 여러 시스템이 하나의 칩에 구현되는 SOC에 주문형 반도체가 필수적이고, 고객들도 이런 칩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주문형 반도체 생산업체인 미국 LSI로직을 비롯, 인텔·IBM·텍사스인스트루먼츠·NEC·히타치 등 외국 업체와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국내 유수 반도체업체들은 SOC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LSI로직의 경우 「The System on a Chip Company」를 자사 등록상표(TM)로 도입할 정도로 SOC기술 주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SOC 개발 기반을 위해 코어웨어 설계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한편, FPGA 기능을 포함하는 SOC 형태의 ASIC 개발에 뛰어들어 여러 종류의 반도체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ASIC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IBM은 올초 하나의 반도체 칩에 논리회로와 메모리를 함께 구현할 수 있는 SOC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채택한 ASIC 설계에 들어갔다. IBM은 자사 SOC가 10배 가량의 실질적인 성능 향상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x86코어, C50호환 DSP코어, ARM7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 등 핵심 디지털코어를 구비하고 세계 수준인 자체 아날로그 기술을 적용한 SOC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PC에 적용되던 10여종의 반도체를 하나의 CPU에 통합한 「PC온칩」외에도 통신 단말기 및 이더넷스위칭용 SOC도 선보일 예정이다.

반도체 코어 전문업체인 ARM은 최근 마이크로컨트롤러와 DSP 기능을 복합해 만든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를 선보였으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스케일러블 32비트 아키텍처를 기본으로 DSP와 마이크로컨트롤러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프로세서 코어를 내놓았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 가전용 차세대 SOC인 「어드밴스트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 프로세서(AMDP)」를 양산하기 위해 일본 미호 공장에 내년까지 500억엔을 투자해 양산라인을 구축키로 하는 등 SOC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 NEC도 가정용 디지털 녹화재생장치 등 디지털 가전에 쓰이는 SOC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고주파 IC용 반도체로 SOC화가 쉬운 실리콘 게르마늄(SiGe)소재 반도체 개발·생산업체인 IBM, 독일 TEMIC, 캐나다 SiGe마이크로시스템스 등도 SiGe소재의 SOC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다.

아울러 SiGe 반도체를 채택한 통신단말기 생산업체들도 「폰(phone)온칩」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반도체 초미세 공정기술과 집적기술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갖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메모리 기술을 바탕으로 SOC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0.13미크론급 반도체 공정기술과 알파CPU를 개발, SOC 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DSP와 CPU를 하나의 칩으로 만들어 아주 적은 전력으로도 작동할 수 있는 CalmRISC칩을 개발, 이 칩을 축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고객이 원하는 종류의 SOC를 무수하게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중소 주문형 반도체 전문 개발업체들도 통신·MP3·자동차 관련 시스템 부문에서 여러 기능을 집적한 SOC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40여개 중소 반도체설계업체들의 모임인 ASIC설계회사협회는 지난해 SOC형 반도체 개발과 설계인력 양성에 나서면서 초미세반도체 회로공정을 적용한 각종 SOC형 ASIC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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