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는 다름아닌 국가표준제도 확립이다. 그동안 우리는 국가표준제도 확립을 위해 정부나 업계가 나름대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제도나 행정체계가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최근의 경의선 복원 및 도로연결공사 기공식 등으로 남북교류가 급류를 타고 있지만 남북간 국가표준이 서로 달라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간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표준제도의 단일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간 표준제도의 단일화는 이르면 이를수록 그만큼 통일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이다.
우리가 기술입국의 원대한 포부를 구현하고 효율적인 과학기술체계를 정착시켜 세계적인 지식과 정보화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도 국가표준제도의 확립은 절대 필요하다. 이는 국제표준화 채택이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데 필수요건이 되고 있어 만약 표준제도를 서둘러 확립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같은 표준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국가표준기본법을 제정해 국가표준제도 확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부족, 일부 부처간 업무 중복 등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한다. 더욱이 측정표준과 참조표준·성문표준 등이 무질서해 이를 체계화하는 제도와 행정체계가 확실하지 않아 업무추진에 혼란이 빚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우선 정부와 업계는 국가표준제도 확립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갖고 현재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부터 하나씩 바로잡아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국가표준제도 확립에 관한 업무의 혼선이 없도록 추진체계를 바로잡고 업무를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부처간 이기주의를 버리고 세계 수준의 표준규격과 기준·사양을 제정하는 등 대승적 차원에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다음은 국제표준화 흐름을 즉시 파악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표준제도는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우리 기업들은 멀티미디어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국제표준화와 관련한 회의에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국제적인 표준화 관련 교류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급진전하는 기술추세에 따라 전개되는 국제표준화 관련 회의에 적극 참여해 상대국가로부터 우리 표준에 대한 인정과 신뢰성을 얻지 못하면 국내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제고는 기대할 수 없다. 적합성 평가나 상호인증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국제행사에 적극 참석해 국제표준의 흐름을 재빨리 파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KS표준의 세계화도 병행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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