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③IT업계 CEO들이 본 내년 경기전망

◇2000년 상반기 실적

전자·정보통신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번 설문조사 가운데 실적 전망치를 묻는 질문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해 매출성장률은 31.5%, 수출성장률은 31.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31.3%, 수출성장률은 52.5%였다. 올해 수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21.4%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그만큼 수출이 위축됐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 총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정보통신기기와 소프트웨어 분야가 상대적으로 높아 이들 분야가 호황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출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분야는 컴퓨터·소프트웨어·유통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산업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업계는 특히 올 수출성장률면에서 지난해 동기대비 10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업계는 내수성장률 측면에서 40.8%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컴퓨터도 수출성장률이 53.3%, 내수성장률이 31.1% 증가하는 등 호황세를 구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기는 휴대폰 보조금 폐지에도 불구하고 내수성장률 36.3%과 수출성장률 32.5% 등 실적면에서는 지난해보다 월등히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으며 반도체/부품산업 역시 내수성장률 33.4%, 수출성장률은 31.3%가 늘어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가전·산전 등 거의 대부분의 업종 실적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수출성장률이 2% 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올들어 7월까지 매출목표 달성률면에서도 전자·정보통신업계는 목표대비 평균 58.3%의 달성률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달성률 98.5%에 비해서는 크게 뒤지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59.5%), 산업전자(62.1%), 컴퓨터(59.2%), 유통(61%) 등이 높고 정보통신서비스(52.8%)와 SW(56.5%)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반기 매출확대 장애요인으로는 「시장위축」(20.8%)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40%가 시장위축을 매출확대 장애 주원인이라고 답한 반면 SW업체들은 시장위축보다 마케팅 부재력(27.3%)을 주원인으로 들었다. 시장위축 다음으로는 「마케팅력 부족」(13.2%), 「신제품 개발지연」(12.7%), 「시장개척 부진」(12.3%), 「기술인력의 열세」(10.8%) 등의 순. 시장개척 부진을 원인으로 꼽은 업체는 산전업종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신제품 개발지연은 SW와 정보통신기기에서 많이 꼽았다. 반대로 작년보다 매출확대에 기여한 이유로는 27.4%가 「시장의 확대」를 들었다는 점. 이는 결국 매출실적에 따라 시장을 낙관 혹은 비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올해 경영환경

올들어 경영형편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한 비율이 61.3%로 나타나 나빠졌다는 평가(21.2%)를 한 그룹의 3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형편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그룹의 업종은 대체로 정보통신서비스, 반도체/부품산업, 컴퓨터와 SW업종에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영형편 개선원인 가운데 가장 큰 요인으로는 「내수시장의 확대」(42.3%)를 비롯, 「수출증가」(20.8%), 「대외신인도 향상」(11.5%) 등이 꼽혔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서비스와 컴퓨터업종의 경우 「내수시장 확대」가 경영개선의 최대 요인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반면 정보통신기기와 가전산업, 반도체/부품, 산업전자분야는 「수출증가」가 상대적으로 경영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돼 산업별 차별성을 드러냈다.

최근 1년간 회사변화에 대해서는 응답자 가운데 47.2%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하반기까지 1년간 최대 변화로 인력증원을 꼽아 벤처산업 급성장의 영향을 실감케 했다. 또 사업조정을 꼽은 비율도 45.3%를 나타내 벤처의 급증세 속에도 구조조정의 물살을 탄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 두드러진 기업환경의 변화로 인력재배치(34.9%), 인력감축(7.5%), M&A(5.7%), 사업확장 (3.8%) 등이 꼽혔다.

변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보통신서비스와 정보통신기기분야의 인력증원과 사업재조정 시행비율이 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 신경제를 주도하는 이들 기업 위주의 기업환경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 기업변화 가운데 반도체/부품산업분야의 인력감축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유통산업에서는 기업 M&A비율이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

최근의 자금사정에 대한 기업체들의 체감위기는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금사정이 나빠지고 있다고 본 기업이 17.5%를 차지, 지난해의 10.5%보다 훨씬 높아진 데서도 이같은 자금위기감은 잘 반영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자금사정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기업비율을 보아도 잘 나타난다. 자금흐름이 좋다고 본 기업이 지난해의 64.7%에 비해 뚝 떨어진 44.8%에 불과했다. 이는 매우 좋은 자금상태를 100, 매우 나쁜 상태를 0으로 볼 때 업계 평균 60.2에 그친 수치이며 지난해의 66.1와 비교할 때도 5.9점 떨어진 수치다.

조사결과 비교적 넉넉한 자금흐름을 보이고 있는 업종으로는 컴퓨터(HW), 반도체/부품, 정보통신서비스 등이 꼽혔다. 반면 가전부문은 올 상반기중 급성장세를 보였으면서도 산업 특성상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전분야는 매출부진에 따른 자금회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사정도 기업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대규모사업장, 비제조업체, 최근 설립된 기업일수록 넉넉한 자금회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방식은 단연 일반은행 대출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은행대출이 54.7%로 절대우위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기금 대출(8.5%), 벤처캐피털 투자유치(7.5%), 외자유치(7.1%) 등의 조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은행 대출 이용률이 높은 업종은 대부분 설립된 지 오래된, 생산시설을 갖춘 정보통신기기기·유통·산업전자업체들이었다.

또 정부기금 대출을 이용하는 업종은 기술개발 위주의 가전, 반도체/부품, 산업전자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벤처캐피털 투자유치가 타업종보다 많은 업종으로는 SW·정보통신서비스·컴퓨터업종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및 대외경쟁력

수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율」과 「대외경쟁력」. 그렇다면 국내 전자·정보통신산업의 대외경쟁력에 있어 가장 취약한 부문은 무엇일까. 대답은 「기술력 부족」이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업체 중 가장 많은 33.5%의 업체가 경쟁력 확보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기술부족을 들었다. 지난 98년 조사때 43%, 지난해 조사에서는 38.3%가 지적하는 등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점차 기술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력 취약을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한 업종은 반도체/부품산업(39.4%), 정보통신서비스(45.8%), 정보통신기기(41.9%) 등이다. 특히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은 오래된 회사가 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기술력 다음으로 취약한 것은 「마케팅 및 홍보부족」(18.9%), 「가격경쟁력」(16%), 「인프라」(16%), 「법령 및 제도정비」(8%), 「품질」(5.7%)의 순. 이 중 기술·품질·가격부문은 쉽게 해결될 수 없다 해도 마케팅과 법제도부문은 해결 가능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시각·기대

정부가 올들어 대기업 정책은 상당히 강경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대해 전자·정보통신업계 경영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49.1%에 달했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24.1%에 불과해 대체적으로 대기업 정책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었다.긍정적 평가는 정보통신서비스(62.5%), 컴퓨터(69.2%), SW(59.1%)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대기업이 많은 가전과 산업전자는 부정적 평가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IMF 이후 기업구조조정과 외자유치 목적의 전자·정보통신업체 해외매각에 대한 평가에서도 과반수에 가까운 47.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평가는 23.1%로 나타나 긍정적 평가율이 2배 이상 높았고 이는 경영자들이 기업활동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해외매각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SW(63.6%), 유통산업(60.0%), 컴퓨터(53.8%)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산업전자(40.6%)와 정보통신서비스(41.7%) 업종에서는 낮았다.

정부의 벤처지원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는 비율이 32.1%인 반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율은 35.4%로 나타나 대기업 정책과는 달리 벤처관련 정부정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인식은 정보통신서비스와 정보통신기기에서, 부정적 인식은 컴퓨터(HW), 산업전자업종에서 타 업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최고경영자들이 지적한 벤처지원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검증없는 무분별한 지원」이 19.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정책 일관성 결여로 인한 경쟁력 약화」(9%), 「자금과 기술의 정부의존 지원책」(7.5%), 「심사기준의 비공정성」(6.6%) 등의 순이었다.

전자·정보통신업계의 국제경쟁력 증진을 위한 정부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경영자의 32.5%가 「기술개발 지원」을 꼽아 기술개발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각종 규제완화」도 15.6%의 업체가 지적해 정부의 규제완화 및 개혁조치가 보다 강도높게 실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의 정부정책과제로는 「금융지원」(8.5%), 「벤처창업 지원」(3.3%)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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