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기술개발 투자규모는 늘고 있으나 매출액 증가에 상응하는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에 적신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해 온 전기·전자·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의 경우 큰폭의 매출액 증가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는 오히려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싱가포르·대만 등 후발국들에 밀려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가 19일 발표한 「2000년도 산업기술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13.4% 늘어난 총 10조1250억원에 이르렀으며 올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30.9% 늘어난 13조25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는 97년 2.77%에서 지난해 2.31%로 낮아졌으며 올해 역시 2.3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90년대 이후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해 온 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가 지난 97년 5.02%에서 98년 4.93%, 99년 3.44%로 급락한 데 이어 올해에도 3.82% 수준에 머물러 매출액 증가 대비 연구개발 투자가 줄어 2∼3년 이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 연구개발 인력은 99년 9만7288명으로 전년에 비해 15.0% 늘어난 데 이어 올들어서도 8월말 현재 10만6492명에 이르고 있으나 연구원의 이직률은 9.9%로 상용근로자 평균이직률 2.35%에 비해 4배 이상으로 높아 연구과제가 중단되는 등 연구과제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8월말 현재 운영중인 기업연구소는 6642개로 특히 올들어서 8월까지 모두 1890개의 새로운 연구소가 설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부설연구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로 42개 연구소에 모두 9980명의 연구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LG전자(15개), 현대전자산업(14개), 현대자동차(9개), 대우전자·대우통신(각각 8개), 삼성전기·삼성SDI·LG정보통신·대우자동차(각각 7개) 순으로 조사됐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정보통신이 55.0%로 가장 많고 기계·금속, 화학순으로 조사됐으며 테헤란밸리에만 400개의 기업부설연구소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기협 이희열 전문위원은 『전자·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의 연구소 설립이 크게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 금액면에서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가 이들 벤처기업의 기술개발 투자를 위해 대학이나 출연연과 공동 연구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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