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자율 학습 로봇 노마드의 삶<하>

【본사 특약=iBiztoday.com】 과학자들은 관련 부속실로부터 로봇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자율 학습 로봇 노마드의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노마드의 탄생지인 신경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뇌나 뇌 일부를 완전히 분리, 연구해 성과를 올리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뇌는 사람의 몸에 달려 있고 주위 환경과 상호 교감작용이 중요해 살아있는 동물실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그래서 노마드를 이용해 실제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잡음이나 복잡성, 그리고 이에 따른 반응을 실험해 뇌 전체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길 작정이다.

노마드는 최근 슈퍼 컴퓨터 기술발전이 없었다면 태어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노마드를 맡고 있는 엔지니어 스눅 씨는 『노마드는 1.5세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 파충류 뇌와 비교하면 더 나을 것』이라며 『이 뇌는 아주 본능적이고 조건 반사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이나 로봇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는 있었지만 이같은 인공 모의 뇌에 실질 세계의 환경을 적용시키기 위해 두 분야를 통합, 노마드 같은 창조물을 만든 과학자는 없었다.

노마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여러 첨단기술 업체들의 합작품과 같다. 노마드의 본체는 마운틴 뷰의 로봇기업 노마딕테크놀로지스사가 제작했고 노마드의 주변 환경을 감지(스캔)하는 이른바 팬-틸트 유닛은 인근 버링게임의 다이렉티드퍼셉션사가 만들었다. 샌타클래라의 인텔 (intel.com)도 관련 PC 칩을 댔고 애리조나주 샨드러의 마이크로칩사는 노마드에 정보를 내보내는 척수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공급했다.

노마드의 가장 주요한 부문은 에델만 박사의 이론이 그 토대다. 에델만 박사는 두뇌가 진화에서의 자연 도태와 같은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10년 전 출간된 그의 저서 「맑은 공기, 현란한 불(Bright Air, Brilliant Fire)」에서 처음 제시됐다.

에델만은 다윈의 자연 도태는 인간 두뇌의 진화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노마드에 의해 증명되었듯이 각개 두뇌의 일생 중에도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늘 반복되는 공통된 신경활동은 습관적으로 적응된 회로가 되어 미래에도 이를 반복하게 된다는 논리다.

실제 뇌는 물론 인간이 만든 장치가 똑같이 흉내낼 수 없게 상호 연결되어 있다. 이는 뇌 연구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성인의 뇌 무게는 약 3파운드로 300억 개 정도의 신경세포를 가진다. 가장 최근에 진화된 뇌의 일부인 대뇌피질은 약 100억 개의 신경세포와 0.1경의 신경세포 연결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1초에 하나의 연결고리를 헤아린다 해도 무려 3200만년이 걸려야 끝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게다가 연결 회로나 루프가 흥분되는 방식까지 숫자로 센다면 10에 0이 최소한 100만개가 더 붙는 천문학적 기간이 걸린다.

인간 두뇌 내 신경세포 연결고리는 서로가 딱 들어맞지 않는다. 같은 크기의 두 개 뇌, 똑같은 쌍둥이 뇌도 연결고리는 동일하지 않다. 더구나 동일 내에서 연결고리는 끊임없이 변한다. 어떤 세포는 죽고 또 다른 세포가 탄생한다. 연결고리의 일반적 패턴이 항상 생겨나고 그들의 루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

로봇 뇌는 생물학적 상호작용을 흉내낼 수 없다. 에델만 박사의 기계 두뇌 청사진도 실리콘을 사용한 것으로 수만년에 걸쳐 발전한 복잡 미묘한 생태의 불완전한 모델이다. 그래서 노마드나 나머지 인공 모조 모델들은 공포와 사랑, 증오 같은 열렬한 감정에 무감각하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말로 표현할 능력이 없어 노마드가 느낀 것을 알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노마드는 갈수록 더 정교해지면서 인류 과학이 아직 이룩하지 못한 모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까?장래에 이 연구소 팀은 노마드에 스스로의 조종에 중요한 뇌 부분을 추가할 계획이다. 그들은 노마드가 물체와 장소, 사건을 기억하고 그 전후관계를 알도록 하는 장시간의 기억도 부여할 작정이다.

과학자들은 노마드는 아인슈타인이 될 수는 없지만 단순한 창조물의 의식 수준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눅 씨는 『노마드는 경험에 의해 행동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개성을 가진다』면서 『가치시스템이 있어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스스로 답례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에델만 박사는 물론 노마드 연구진들도 자유 의지와 감정을 가진 인간 뇌의 복제는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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