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이동전화망 통합시대>하-인프라 경쟁의 새 판도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진영별 망 통합(그랜드 로밍)은 두 가지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002년 상용화되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을 앞두고 기존의 시장 판도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냐, 아니면 아예 인프라부터 새판짜기에 나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창출할 것이냐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011로 대표되는 셀룰러 진영의 시장 지배력과 기득권 유지에 대한 개인휴대통신(PCS) 진영의 전략 설정인 것이다.

SK텔레콤은 현 구도가 유지되는 한 IMT2000시장에서도 절대적 우위에 설 것이라

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브랜드 신뢰성, 소비자 만족도, AS 능력 등이 한 발 앞서 있다. 정부나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각종 이동전화 소통률, 소비자 클레임 등의 수치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비록 「시장 점유율 50% 제한」 규정에 묶여 적극적인 마케팅은 펼 수 없지만 셀

룰러 진영은 그랜드 로밍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 만족도 역시 한 단계 높이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2.5세대인 IS95C 서비스도 가장 먼저 나선다. 초고속 무선데이터통신 HDR 역시 내년 도입을 자신하고 있다.

셀룰러 진영은 IMT2000이 시작할 경우(점유율 50% 족쇄가 풀리는 시점) 신규 및 전이 가입자의 독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소한 현 2세대 수준은 물론 점유율이 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기술 표준과는 별개의 문제다.

강한 상대가 더욱 강해지는 현실을 지켜보는 PCS 진영은 급하게 됐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IMT2000 역시 아무리 「걸출한 경영자」가 출현하더라도

셀룰러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다.

PCS사업자들이 인프라 경쟁만큼은 대등한 수준에서 출발하자고 부르짖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PCS로서는 지금부터 내년 6월까지가 시장 점유율 높이기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셀룰러사업자가 점유율 50% 이하를 실현해야 하는 동안 경쟁력을 최대한 높여 높고 그런 이후에 IMT2000에서 진검 승부를 벌여 보자는 논리다. 그 첫걸음이 진영별 망 통합, 그랜드로밍이다.

대안은 여러가지가 제시된다. 016-018-019간 전면적인 망 통합을 이루는 것에서부터 부분적인 로밍까지 다양하다. 우선 PCS 3사간 모든 망을 통합하는 것은 셀룰러 진영과의 경쟁이라는 차원에서는 가장 이상적이지만 3사의 이해가 엇갈려 현실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판단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3사 모두 망 설치 및 운용이 완벽한 수준인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산간 오지 등의 망을 공동 운용하는 로밍은 추진해볼만 하다고 주장한다.

주요 기간망은 독자 운용하되 콜이 거의 없는 지역의 망은 서로 빌려 쓸 수 있도록 제도화 하자는 것이다. 3사의 셀 플래닝에 의해 하나의 망을 활용하지만 그것이 016이건 019건 이용률에 따라 정산하는 방식이다. 예컨데 설악산 지역은 016 망으로 로밍을 실현하고 019는 콜 수에 따라 일정한 사용료를 정산하는 형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 대안은 PCS간 전면적 그랜드 로밍 효과를 내면서도 서로간 실속을 차릴 수 있어 3사 모두 적극 검토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IMT2000기술표준을 싸고 감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삼성과 LG라는 장비업체의 협조다. 서로 다른 장비를 사용하는 사업자들로서는 프로토콜 공개 등 장비업체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의외로 이들

의 비협조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동전화사업자의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간섭 내지는 정책적 유도에 적극적인 정통부 역시 망 인프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는 PCS사업자들의 그랜드 로밍에 대해 정통부가 정책적 대안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초장부터 인프라 경쟁에서 뒤져 2세대 시장에서조차 위상 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S 진영이 IMT2000을 겨냥한 그랜드 로밍을 실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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