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제원유가의 상승세로 IMF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여온 전자·정보통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7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OPEC회원국의 불투명한 증산전망, 수요증가라는 시장적 요인에 의해 배럴당(두바이산 기준)유가가 지난해 평균치를 81.2%나 웃도는 31.17달러를 기록하면서 심각한 원가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들어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같은 고유가 기조는 올초와 비교하더라도 33% 이상 증가한 것이어서 전자·정보통신업계에 원가부담을 가중시켜 채산성악화는 물론 수출경쟁력 약화와 물가상승에 따른 심리적 요인으로 내수위축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기사 5면
올초 국제유가의 동향과 전망을 내놓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배럴당 유가가 연평균 25% 상승할 때 0.44% 포인트의 국내총생산(GDP) 하락, 1.62% 포인트의 소비자물가 상승, 38억8000만달러의 국제수지 악화를 지적한 바 있다. 최근 한국은행도 「국제유가동향과 향후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생산자 물가는 0.3% 올라갈 것으로 분석했다.
전자·정보통신업계는 전체적으로 아직 고유가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 않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 증가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중소업계는 8월말 현재 원자재 구매가격은 올해 초보다 평균 7.7% 인상됐지만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채산성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전업계는 아직 고유가로 인해 수출에 영향받고 있지 않지만 합성수지 사용이 많아 유가가 10달러 올라가면 원자재 가격이 4∼5% 정도 인상, 제조원가에 1∼2%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는 이에따라 가격 탄력성이 낮은 고부가제품 위주로 수출에 나서는 동시에 산유국이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공략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자부품업체들은 올초부터 상승국면으로 접어든 국제 고유가 파고가 이제 서서히 영향을 발휘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특히 장치산업인 브라운관업계는 최근 두바이유가가 연초에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배럴당 27∼28달러선을 넘어서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산자부는 이같이 고유가 파동이 자칫 수출경쟁력을 떨어드려 무역수지 흑자 100억원 달성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세우는 한편 오는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장관회의에서 일산 50만∼100만배럴의 증산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계적인 고유가 기조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번 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산자부는 고유가 추세가 경기회복 둔화, 물가상승, 국제수지 감소를 지속시킬 것이란 전망에 따라 에너지소비 억제정책도 고려하고 있어 제조업의 위축까지 우려된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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