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구원들이 창업 후 힘들면 쉽게 포기할 것이라는 주변의 그릇된 인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여성벤처 창업 1호이자 벤처 공동체 「21세기 벤처패밀리」의 여성사업분과위원장을 맡은 베리텍(http://www.verytech.com)의 한미숙 사장(37).
그는 회사 설립 당시의 사회적인 편견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베리텍의 창업으로 한 사장은 사회적인 편견에 적극 대처하는 등의 숨겨졌던 활달한 품성을 꽃피운 셈.
14년간 애착을 갖고 다니던 ETRI를 과감하게 그만둔 한 사장은 열심히 업무에 매진하는 사람이나 적당히 버티는 사람간의 차이가 별로 없는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성취욕구가 떨어져가는 것을 느껴오다 10년 이상 경력의 여성 연구원들과 창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새 일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는 것.
창업아이템은 기존 하드웨어적 통신시스템 분야에서는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이 어렵다고 보고 유연한 제어구조를 갖고 있는 제품개발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방형 통신시스템 기술과 개방형 지능망 서비스 제어기술을 선택했다.
베리텍은 한 사장과 연구소장인 김기령 박사가 회사의 연구개발을 이끄는 투톱체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사장은 TDX 전전자교환기, ATM 교환기, MPLS 라우터에 대한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방형 통신시스템 기술을 사업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김 소장은 지능망 서비스 및 IMT2000 지능망 서비스 기술에 대한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JAIN 기반의 유무선망과 인터넷 통합 서비스 기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방형 통신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범용 스위치 제어기술은 2000년 1차 정보통신부 우수신기술로 지정된 바 있으며 현재 상품화에 성공, 판매중이다. 특히 JAIN 기반의 유무선 망과 인터넷 통합 서비스 제어 기술은 IMT2000 망 서비스의 주요 핵심 기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시제품 개발이 완료 단계다.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며 세계적으로도 시제품은 나와있으나 상용 제품은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국내의 경우 IMT2000 망과 더불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제품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
한 사장은 잦은 출장과 회의, 프로젝트 계획 및 상황 점검, 사람 만나는 일 등으로 매일 1시 넘게 집에 들어가는 통에 「한 체력」으로 불리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지칠 수가 없어요. 제가 지치면 회사가 지치는 것과 같아서 항상 쌩쌩하게 살려고 합니다. 올 여름 오후 7시만 되면 어김없이 건물 내의 에어컨이 꺼지고 앉아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르 흐르는 것을 느낄 정도로 무척 더웠지만 밤을 새워가며 연구개발에 힘써준 회사 멤버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여성창업기업이기 때문에 특별히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잘 하나 보자」는 따가운 시선을 때로 느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는 한 사장은 이런 시선마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기업 운영이 잘되면 오히려 주목받기 쉽다고 강변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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