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일수록 대화와 타협이 보편화돼 있지만 후진국의 경우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30일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을 비교심사(RFP)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장에서 방송위원회 나형수 사무총장은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했다』며 『아직도 우리 사회는 협상과 상호이해보다는 자기 입장만을 끝까지 고집하려는 풍토가 강하다』는 말로 참담한 심정을 털어놨다.
나 총장은 시종일관 격앙된 목소리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추구해온 원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이 무산된 것이 한국통신이 주축이 된 KDB컨소시엄의 배타적인 태도 때문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국통신에 대한 섭섭함은 이날 방송위가 내놓은 발표문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송위의 주장에 대해 한국통신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진행된 협상과정에서 방송위가 제시한 지분구조는 LG그룹 계열사인 DSM이 주장해왔던 「다자간 공동경영 구조」를 골격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의 주장이 맞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국가대사를 위해 하나로 합쳐보겠다던 방송위원회의 원대한 꿈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이 앞서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방송계에서는 단일 컨소시엄이 결렬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단일화를 어렵게 한 원인을 가려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기차가 떠난 다음에 왜 제 시간에 기차역까지 도착하지 못했느냐를 놓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미 기차가 역을 떠났다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또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방송위와 위성방송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진정 국가경제를 염려하고 바람직한 위성방송을 만들어보려는 의지가 있다면 협상결렬의 책임자를 가려내기 위해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다음 단계를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최선을 다해 공정한 경쟁을 벌이고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인 것이다.
<문화산업부·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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