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조정기 장기화에 따른 코스닥 침체 지속과 현대사태 등으로 인한 자본경색이 심화되면서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인 창투사의 신규설립 둔화세가 뚜렷하다.
23일 중기청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등록으로 거금을 확보한 선발 벤처기업과 중견 및 대기업,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였던 신규 창투사 설립이 이달들어 눈에띄게 둔화되고 있다.
중기청 등록기준으로 신규 창투사 설립은 코스닥이 본격적인 내림세로 접어들고 국내 벤처산업이 조정기에 접어들기 직전인 지난 3월에 월단위로는 사상 최대인 11개가 설립, 정점을 이룬 후 5월 10개, 6월 3개, 7월 4개로 줄어들었으며 이달들어서는 단 2개에 그치고 있다.
단순히 등록건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신규 창투사 등록에 대한 신청문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기청의 한 실무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해도 벤처투자시장의 불황속에서도 신규 창투사 설립을 위한 문의가 쇄도했으나 이달들어서는 이것조차도 뜸하다』며 『벤처조정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전에는 신규 창투사 설립이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까지만해도 큰 인기를 모았던 창투사 설립 증가세가 이처럼 둔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주식·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즉, 창투사의 거의 유일한 투자회수창구인 코스닥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데다 창투사 붐 조성에 큰 공헌을 했던 증권·보험·은행 등 기관과 일반 기업체, 개인 등이 창투사 출자에 인색해진 때문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중기청이 지난 6월부터 창투사 신규 등록요건을 강화한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중기청은 상반기에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시행령을 개정, 창투사 등록시 전문가를 3명 이상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고 전문가를 회계사·변호사·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창투사·신기술금융사·기관투자회사에서 3년 이상 투자경력을 갖춘 사람으로 명문화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들은 『창투사가 우후죽순 생기고 일반 기업이나 기관투자회사들이 벤처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투자 실무경력 3년 이상의 전문가를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한동안 최고직종으로 평가받던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코스닥 침체와 벤처 붐 조성으로 인기가 떨어져 신규업체들이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현재 중기청 등록기준으로 국내 창투사는 7월 말까지 141개이며 이달에 2곳이 추가 등록, 총 143개에 이르며 연말까지는 150개를 약간 상회할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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