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이 지정업체수가 100개사를 돌파하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거래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주식시장의 기본 틀을 갖췄으며 거래량도 지난달에 비해 눈에 띄게 활기를 찾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제3시장이 자력으로 시장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제도적인 보완책만 마련되면 제3시장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3시장 지수 등락은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시가총액 상위 3개 업체는 센트럴시티·네트컴·이니시스로 이들의 비중이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었다. 센트럴시티의 시가총액은 4738억원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해 영향력이 가장 컸으며 네트컴과 이니시스는 각각 1386억원과 1178억원으로 10%와 8%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코리아인터넷정보통신만이 2%를 넘었고 5위부터 18위까지의 업체들은 1%대의 점유율을 보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재무구조가 성실하거나 성장성이 높은 몇몇 업체에만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또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중 18개 업체가 정보기술(IT) 업체로 나타났다. 전체 지정업체 중 60% 정도만이 IT업체인 것을 감안할 때 제3시장은 IT업체들이 이끌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제3시장 지정법인수는 최근 증시의 불황여파로 다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처음으로 거래가 시작된 제3시장 지정기업수는 6월까지 개장 두달여만에 86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증시불안 여파로 지정법인수가 17개 늘어난 103개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도 21일 현재 6개 종목만이 신규 지정한 것에 그쳤다.
지정주식수도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다. 지난 6월 3억9204만5752주로 급성장한 주식수가 지난달 들어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매달 200만주 가까이 늘어났던 주식수가 지난달 60만주 늘어난 데 그친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21일 현재 25만주 정도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식수 감소세가 크게 두드러졌다.
이처럼 제3시장 지정법인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적기 때문이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달리 제3시장 투자자들은 매매를 통해 얻은 수익의 10(중소기업)∼20%(대기업)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처음 기대와 달리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정기업들은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고 신규 지정을 계획하고 있던 업체들도 자금조달이 쉬운 코스닥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제3시장 주가는 1000∼1만원대가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정업체 중 58개사가 1000∼1만원대에서 주가가 형성되고 있어 55.7%를 차지해 절반이 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31개(34%) 종목이 1000원 이하로 거래가 되고 있다.
또 1원∼10만원대는 21개사로 10.3%를 차지하고 있으며 10만원대 이상 거래되는 종목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3시장 지정업체들이 코스닥등록기업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투자자들은 제3시장 업체들을 코스닥에 비해 성장성과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주가 상한제한폭이 없는 제3시장은 전문 증권브로커에 의한 투기장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는 일부의 인식은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제3시장 주가상위 종목은 누구일까.
제3시장도 코스닥시장과 마찬가지로 IT업체가 주가 상위종목 대부분을 휩쓸고 있다.
주가 상위 20개 기업 중 3개사를 제외한 17개사가 IT종목이며 주가는 10만원대 이상 기업 3개사, 6만∼7만원대 3개사, 5만원대 8개사, 나머지 기업들은 5만원대 이하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제3시장 황제주는 네트워크장비업체인 네트컴. 네트컴은 지난 17일 종가기준으로 21만원(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할 경우)으로 수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코윈 14만3000원, 벤처채널 10만원, 다솔정보통신 7만4000원, 이니시스 6만8500원, 타운뉴스 6만7900원 순이다.
또 5만원대 기업은 재우 5만8000원, 두전네트 5만5000원, 스톡씨닷컴 5만4900원, 코스모이엔지 5만4900원, 코리아인터넷 5만4300원 등이다.
제3시장의 거래상 가장 큰 문제점은 지정기업수의 증가로 총자본금과 시가총액은 늘어나고 있으나 거래량이 크게 줄어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본금과 시가총액은 17일 현재 4700억원과 1조420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고 있지만 지정기업의 증가에도 거래량과 주식회전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17일까지의 월 누적 거래량은 54만5849주로 지난달의 800만주대 거래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거래대금도 지난달의 100억원에서 5억원대로 크게 줄어 당초 장외기업들의 유동성 확보라는 시장 개설의 취지가 크게 퇴색한 모습이다.
주식의 회전율도 지난 6월 2.45%에서 7월에는 1.89%로, 8월 현재까지는 1.4%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제3시장의 특성상 데이트레이딩이 불가능하지만 현재의 거래 수준은 주주들에게 최소한의 유동성도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제3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급상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7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8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9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10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