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비동기선택은 묘수인가, 아니면 자충수인가.」
IMT2000 사업권을 둘러싼 주변환경이 급변하면서 비동기부문의 선두주자인 LG그룹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심의 내용은 LG의 비동기 선택이 과연 「묘수인가, 아니면 자충수인가」 하는 문제.
최근 한국통신과 SK텔레콤 모두가 동기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LG의 고민은 커졌다. 소문의 진원지는 장비제조업체. 여기에 정부의 국내 산업보호라는 명분이 더해져 LG를 압박하고 있는 양상이다.
정통부도 「업계 자율」이니, 「복수표준 고수」니 하는 원칙론을 내세우면서 비동기식과 동기식을 모두 아우르는 표준안을 자신하고 있다. 정통부가 동기식 사업자 선정을 자신하고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동기식이 두개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은 LG를 무척 괴롭게 하고 있다.
가설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SK와 한국통신이 동기식을 채택해야만 가능하다. SK와 한국통신이 「상대방 회사가 동기식을 택한다면」이라는 대전제를 깔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동기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소리가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정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다른 사업자가 동기식 표준을 선택하더라도 LG만큼은 비동기식 표준을 택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상황이 변해도 LG만큼은 비동기식을 택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른 2개 사업자가 동기식을 택할 경우 LG도 동기식을 택할 수도 있으나 이미 비동기식의 대표로 고착된 LG이기에 입장 변화는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2개 사업자가 동기식을, LG가 비동기식으로 갈 경우 현재의 이동전화서비스 시장과 유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단독으로 비동기식을 택할 경우 LG그룹은 향후 통신시장 M&A가 일어나더라도 다른 IMT2000 사업자의 화학적 결합은 불가능해진다. 물론 프로토콜이 달라 망연동이나 그랜드 로밍도 어렵다.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에서 LG텔레콤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과 엠닷컴의 기업결합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경쟁사들이 IMT2000시스템과 망연동을 통해 서비스 권역을 확장시킬 때 LG는 독자적인 서비스 품질개선에 나서야 한다. 경쟁초기 망구축에 들어가는 비용도 다른 사업자에 비해 두배가 넘을 수 있다.
서비스 시기면에서 동기식이 상대적으로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점도 LG로서는 고민이다. 만일 동기식을 채택한 한국통신과 SK가 2002년 6월까지 시범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할 경우 서비스 개시 시점을 놓쳐 초기 시장진입에 실패할 수도 있다.
파워콤 인수에서 LG그룹이 SK그룹에 비해 후순위로 밀려난 것도 향후 통신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LG그룹 대부분의 통신사업이 파워콤 광통신망을 기반으로 돼 있다는 점도 큰 고민이다. 만일 SK그룹이 파워콤 인수에서 대주주로 부상한다면 영업 및 서비스 현황을 경쟁사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골치아픈 상황이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은 LG그룹으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또 하나는 IMT2000 사업권 획득을 준비하던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붕괴조짐이다. 이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동안 LG는 치명타를 입었다. 하나로통신이 사실상 LG그룹 소유라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로통신이 한국IMT2000컨소시엄을 포기하게 될 경우 LG는 실익과 명분을 모두 놓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LG가 비동기식의 선두주자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제시장에서 검증받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도 아쉽기만 하다.
LG가 비동기식을 택하고서도 「묘수」인지, 「자충수」인지 두고봐야하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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