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호조에 따른 착시현상이 산업경쟁력 취약성 가려

정보기술(IT) 산업의 호조세에 가려 전체적인 산업경쟁력 취약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사회 10대 현황과 처방」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정보통신 등 일부 IT업종이 수출을 주도하면서 이것이 전체 산업의 호조세로 나타나는 이른바 「착시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전자산업의 수출비중은 올 상반기에 38.7%로 증가했으나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6월의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8.9%로 전월대비 3% 포인트 하락하고, 산업생산증가율은 9.6%로 8.3% 포인트 하락했다.

경쟁력의 관건인 생산성도 98년 20.5%, 99년 4·4분기 14.6%, 올 1·4분기 13.7%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IMF이후 가속화한 산업구조조정의 효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고 경기회복과 수출증가에 따른 부품·소재·기계류의 수입이 여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벤처기업의 경우 과도한 창업열기와 코스닥시장 냉각으로 인해 현재 조정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연 관계자는 『창투사·엔젤 등 벤처투자자들이 신규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섰고 일부는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며 『제조기반과의 결합 등 획기적인 수익모델을 찾아내지 못하면 투자심리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우수한 벤처들이 다수 출현하고 벤처생태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벤처는 한 국가가 가진 창업정신과 기술력의 결과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고서는 경의선철도 복원사업과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대북경협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경협의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북한의 경제정책, 경협을 위한 제도적 장치, 수출환경 개선작업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빈약한 재정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의 자금지원 요원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추가완화 등도 경협관련 주요 해결과제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대북 SOC 투자에 필요한 공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남북협력기금확충(현 가용액 2200억원) 등 관련법 개정 및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상호투자협정 보장과 이중과세방지 등 제도개선, 국제적 재원활용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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