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일렉콤(대표 홍성용 http://www.ilssan.co.kr)은 다음달 1일부로 회사명을 「파워넷」으로 바꾸기로 했다.
원래 일산일렉콤은 홍성용 사장이 지난 88년 창업 당시 강원도 원주인근의 고향마을 지명을 따서 직접 작명한 이름이다.
따라서 어떤 회사명보다 애착이 더 가지만 거센 시대흐름을 거스릴 수 없어 인터넷상에서도 이해하기 쉬운 이름으로 변경한 것.
일산일렉콤이라는 상호명 때문에 수도권 일산지역에 회사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는가 하면 영문발음상 질병을 나타내는 「ill」과 유사해 해외바이어로부터 짓궂은 농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꿋꿋하게 고수해온 회사명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다.
일산일렉콤은 디지털경영시대를 맞이해 단순히 국내 최대의 SMPS업체에서 벗어나 정보통신부품, 인터넷접속장비, 초고속인터넷망서비스, 콘텐츠사업으로 이어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비한 정보통신 전문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홍성용 사장은 『기존 일산일렉콤으로는 이런 사업구조의 변화를 아우를 수 없어 파워넷으로 상호명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한다.
상호명을 변경했다고 하루아침에 일산일렉콤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일산일렉콤의 주력사업분야는 PC용 SMPS다.
이미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47% 신장한 383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신장추세라면 올해 이 분야에서만 700억원이 넘는 매출이 예상된다. 올해 매출계획이 1100억원이기 때문에 PC용 SMPS만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산일렉콤은 안산공장과 중국 심양공장에서 SMPS전용공장의 완공으로 월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국내시장 점유율 80%을 차지하고 있다. 또 세계 10대 SMPS제조메이커로 부상하게 됐다.
또한 원주 1공장은 커넥터, 진동모터 등 휴대폰부품 및 신소재 부문 생산공장을 가동중이다. 종사하는 임직원수만 해도 7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또 일찍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여 현재 수출비중이 78%나 되고 있다.
한때 IMF로 위기상황을 겪기도 했지만 일산일렉콤은 PC용 SMPS를 기반으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과 인터넷이라는 두 조류의 물살을 타면서 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가 진출한 신규사업분야는 이 두 부문에 맞춰져 있다.
올해 초고속 인터넷망 접속장비분야에서도 국내 선두업체로 부상한다는 목표 아래 ADSL, SDSL, VDSL, HDSL, 케이블모뎀 등의 시장에 뛰어들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시스코를 꿈꾸고 있는 홍 사장은 고속액세스모뎀분야에서는 구리선, 광통신, 무선분야의 3단계로 나눠 개발계획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초고속 인터넷 접속장비 생산라인 중에서 가장 최신 생산라인을 갖춘 원주 2공장을 가동, 월 6만대 규모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관련 소프트웨어 및 지능형 교환기 개발업체인 인텔넷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E북, 전자잡지전문 포털 사이트 및 전자상거래업체인 디씨진닷컴, 바로북에 투자했다. 그리고 B2B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및 서비스사업, 통합 SI사업, 콘텐츠사업을 하고 있는 아이링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러한 활발한 투자 및 신규사업진출을 통하여 디지털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회사의 향후 사업기반을 확고히 했다.
향후 초고속 통신망 접속장비 등 하드웨어와 콘텐츠로 이어지는 네트워크장비 전문회사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홍 사장의 안목이 크게 작용했다. 한양공대를 졸업한 이후 현대전자 통신사업부, 맥슨전자 등에서 주로 사업계획 및 신규사업을 담당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은 신규사업을 활발하게 벌인 것이다.
홍 사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경영관리시스템의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를 내년중으로 SMPS와 인터넷장비, 정보통신부품으로 쪼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 사장은 『디지털 시대에는 사업조직을 간명하게 가져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면서 『지금처럼 한 울타리에서 이질적인 세가지 사업분야를 공존시키는 것보다는 각 사업부문별로 분사해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에 코스닥 등록한 이 회사는 신규사업부문에서 순조로운 매출을 올리고 있어 올해 1100억원의 매출과 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과 정보통신부문의 매출이 본궤도에 오르는 오는 2001년부터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신규매출을 달성, 2001년에 2000억원, 2002년에 3000억원을 기록할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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