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일렉콤(http://www.ilssan.co.kr)의 홍성용 사장(46)은 요즘들어 회사경영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97년부터 추진해온 사업구조 조정안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안의 골자는 파워서플라이 전문업체로 알려진 일산일렉콤을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통신부품, 파워서플라이 세 가지 분야 전문기업으로 분사시켜 디지털경제환경에 맞는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홍성용 사장은 제조업기반의 중견기업이 디지털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길목에서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인터넷 경제시대가 왔다고 해서 기존 제조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는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액세스장비인 ADSL모뎀을 양산하는 등 인터넷 관련분야에 신규 진출하면서도 주력사업분야인 파워서플라이 생산능력 또한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올초 안산지역에 파워서플라이 공장을 신설하고 중국 심양에도 생산라인을 가동함으로써 일산일렉콤은 단일업체로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파워서플라이 생산업체로 도약했다.
홍 사장은 디지털경영에 필요한 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과 전자조달시스템(SCM)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지만 『투자우선순위는 안산공장의 생산라인 자동화에 비중을 뒀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사업보다는 중단기적으로 유망한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많은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장래 수익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장 생산라인을 돌려야 하는 제조업 입장에서는 현금흐름이 불확실한 인터넷 사업모델은 위험천만한 부담이다.
이에 따라 홍 사장은 일산일렉콤의 인터넷 사업진출 첫단계로 인터넷을 지탱하는 하드웨어 장비시장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말 코스닥진출로 생긴 여유자금을 기반으로 인터넷 액세스장비인 「초고속모뎀」 분야에 8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제조업체로서 인터넷 사업에서 진출할 때는 자사의 핵심역량을 최대한 살리는 업종선택이 필요하다』고 홍 사장은 충고했다.
세번째는 디지털경영체제에 적응하려면 기존 회사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다음달 회사명을 일산일렉콤에서 파워넷으로 바꿀 예정이다.
지명에서 따온 「일산」이라는 회사명이 인터넷 경영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스스로의 판단 때문이다.
외국에도 널리 알려진 회사명을 바꾸는데 대해 일부 임원진의 반대도 있었으나 그는 기존 회사명에 연연하기보다는 파워넷이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낫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디지털기술을 기업활동에 제대로 활용하려면 기반 정보인프라부터 충실히 갖추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
홍 사장은 다음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ERP시스템에 기대가 크다.
자재구매의 효율극대화를 위해 삼성SDS와 SCM 구축협상을 진행 중이며 e마켓플레이스 도입여부를 두고 타당성 조사에도 착수하는 등 디지털경영환경에 대비한 정보인프라구축에도 남다른 부지런함을 보이고 있다.
홍성용 사장은 『닷컴도 중요하지만 제조업체들은 현재의 수익구조를 유지하면서 디지털경영환경에 대처해가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장기적으로 인터넷 콘텐츠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지만 결코 기존 파워서플라이 생산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7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8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9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10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