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컨소시엄 국내 주요주주 영입 난항

영국의 BT가 16일 LG컨소시엄 참여를 공식 선언하는 등 IMT2000 사업권 경쟁에 뛰어든 컨소시엄들이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는 활발한 반면 정보통신 전문기업 중심의 국내 주요주주 영입은 난항을 겪고 있는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각 컨소시엄의 우열을 구분하기 위해 주요주주 심사평가 비중을 제고했지만 그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주요주주의 비중 =정보통신부는 「IMT2000 허가신청요령 및 심사기준」에서 컨소시엄내의 주요주주 평가비중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재정적 능력 △주식분산 정도 △주주구성의 안정성 △기술개발 기여도 등 심사항목 가운데 5% 이상의 지분을 갖는 주요주주에 대해 평가비중을 높였다.

특히 기술개발 기여도 및 시스템 구성과정에서 주요주주의 역할을 제고, 컨소시엄들이 통신장비 제조업체 등 정보통신 전문기업을 주요주주로 영입토록 유도하고 있다.

◇사업주자별 동향 =현재 한국IMT2000컨소시엄을 제외한 예비주자들은 국내 주요주주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정통부가 「주요주주의 전문성 평가는 해당기업과 IMT2000컨소시엄의 연관성에 한정된다」고 그 범위를 제한, 더욱 난처한 상황이 됐다.

한국통신프리텔, 한국통신엠닷컴 등 계열회사와 대주주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통신의 경우 1% 미만의 일반주주와 1% 이상의 전략주주 영입은 확정단계지만 주요주주 영입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한국통신은 『예상 컨소시엄은 50% 안팎의 지분을 갖는 한국통신 및 계열기업과 2% 이하의 전략주주 몇개 기업, 1% 이내의 일반주주가 다수를 차지하는 형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과 LG그룹 역시 정보통신 전문기업으로 분류되는 국내 주요주주 영입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SK를 제외한 LG와 한국통신은 유통업체 등 비정보통신 전문기업 영입을 고려했지만 정부의 전문성 심사에 따라 포기했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해외업체의 주요 주주영입은 순조롭다. BT의 무선분야 아태지역 사장인 진 낸더빌은 16일 LG와 손잡고 한국의 IMT2000사업권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BT 지분은 10%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역시 일본의 NTT도코모가 주요주주로 참여한다. SK텔레콤은 또 포항제철과도 주요주주 관계를 맺을 예정이다.

◇정보통신 전문기업의 입장 =주요주주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던 국내 정보통신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며 컨소시엄 참여 불가 또는 1% 안팎의 지분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초 각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로 유력시됐던 삼성전자 등 대형 장비업체들은 기술표준 및 특정 컨소시엄 참여에 따른 시장축소 등을 염려, 이를 기피하고 있다.

최근의 이동통신 호황에 따라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견 정보통신기업들조차 IMT2000서비스의 막대한 소요재원, 시중 자금경색 등을 이유로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주요주주 자격을 꺼리고 있다.

SI나 소프트웨어, 콘텐츠 기업들은 아직까지 주요주주로 참여할 만큼 성장하지 못해 논외의 대상이다.

모든 국내 정보통신 전문기업들이 1%에서 0.5% 정도를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전망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각 사업자들이 정보통신계열 국내기업을 주요주주로 영입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정부의 심사기준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국제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정보통신기업과 서비스업체가 지분참여를 전제로 한 전략적 제휴 형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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