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관계사의 인프라를 총동원해 추진하고 있는 물류사업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8월 7일자 9면
SK가 추진하는 물류사업은 창고역할을 할 수 있는 거점(주유소)을 물류 인프라로 활용하는 동시에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통한 B2C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특히 SK글로벌이 설립한 기업소모성자재 마켓플레이스 사업자인 MRO코리아가 장기적으로 오프라인의 유통 인프라 확보를 필수적으로 여기고 있어, SK의 물류사업은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자체적으로 「완성된 형태의 물류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다.
SK가 그룹차원에서 물류사업을 구상한 것은 두 달여 전. SK 사업구조조정본부는 96년부터 주유소를 「지역멀티미디어센터」로 활용한다는 것을 구상해온 SK(주)를 중심으로 택배사업을 준비해온 SK해운과 마켓플레이스를 준비해온 SK글로벌의 인력을 모아 실무추진(TF)팀을 구성했으며, 최근 사업 타당성 검토를 마쳤다.
우선 SK(주)는 오는 12월, 「사이버 LMC」사업의 첫 선을 보일 계획이다. 사이버 LMC는 SK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TTL존과 비슷한 개념으로, 주유를 위해 들린 고객이 주유하는 동안 메일을 확인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고도화된 인프라를 갖춘 주유소다. 이 센터에서는 OK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B2C의 확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글로벌 소유의 주유소는 전국 3700여개. SK는 이 가운데 거점이 될 만한 주유소의 위치를 600여개로 보고 이 주유소를 우선 멀티미디어화할 예정이다.
두번째는 SK주유소 옆에 있는 「스피드 메이트」 정비소 활용이다. 특히 이 정비소는 MRO코리아가 향후 추진하게 될 오프라인의 유통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 예로 현재 정비소의 부품은 자동차 관련 용품으로 그 자체가 MRO 품목이다. 정비소가 유통에 필수적인 창고의 역할과 배송의 거점 역할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SK(주)가 2001년부터 시작할 「공차정보서비스」는 택배사업자들이 주유소에서 운송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택배사업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다.
SK(주) 물류사업팀 관계자는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완성할 예정』이라며 『경영진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시장에 SK의 독자행보가 어떤 힘을 발휘할지 두고볼 일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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