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 회로설계 수탁업체들이 일본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 수탁생산업체인 UMC 계열의 지원과기(智原科技)가 이달 중 판매거점을 설치하고 ICSI, EMC(義隆電子)도 내년중 설계거점을 일본에 설립하는 등 회로설계업체들의 「일본거점 만들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대만의 반도체업계는 회로설계와 제조 간의 분업이 잘 이루어져 있어 설계·제조 단가면에서 일본 반도체업체에 비해 20% 정도 낮다. 이에 따라 대만업체들의 일본 진출은 일본내 생산업체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원과기는 4, 5명의 영업 담당자를 일본에 배치, 일본의 가전 및 통신기기업체 등으로부터 회로설계를 수탁한다. 특히 이 회사는 일본 반도체업체가 설계해 결함이 나타난 경우 신속하게 회로 수정하는 서비스에 상당한 비중을 둘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02년까지 8억∼10억엔의 매출, 2005년까지는 자사 전체매출의 4분의 1을 일본에서 올린다는 방침이다.
ICSI는 통신기기 및 휴대폰단말기 등에 장착되는 반도체의 설계 서비스를 일본에서 전개한다. 이를 위해 아날로그 신호를 취급하는 전문가 5명 정도를 일본에 파견, 아날로그 회로 및 아날로그·디지털 혼합회로 등을 수탁 설계해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현재 ICSI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시장용 회로 설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30%(30억엔)다. 이 회사는 이를 최대 5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설계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EMC도 내년중에 판매 및 공급거점으로서 일본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최근 세계 반도체업계에서는 설계 및 제조, 조립을 분업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퀘스트」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수탁설계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95년 4.1%에서 오는 2003년에는 9.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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