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장을 둘러싼 한·일 양국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한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대를 주도해가고 있는 가운데 소니와 샤프 등 기존 휴대형 오디오 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일본 업체들이 최근 200달러 초반대의 저가형 MD플레이어를 속속 출시하면서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특히 일본 업체들은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PC에서 곧바로 MD포맷으로 전환해 MD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그동안 MD플레이어로 MP3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사운드카드와 광케이블을 이용해 PC에서 재생되는 MP3음악을 실시간으로 녹음해야만 했다. 또 가격이 4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비싸고 음악 콘텐츠를 구하기도 힘들다는 단점 때문에 조만간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장의 주도권을 MP3플레이어에 물려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최근 MD플레이어가 MP3플레이어의 전유물로 여겨온 인터넷 디지털 음악을 수용하는 것과 함께 가격도 MP3플레이어 수준으로 크게 낮아져 MP3플레이어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차세대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장을 놓고 MP3플레이어 종주국인 한국 업체들과 MD플레이어 종주국인 일본 업체들간에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MD플레이어를 앞세운 일본 업체들의 공세에 대해 대부분 벤처기업인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전세계 MP3플레이어 공급량의 50% 이상을 장악하면서 모처럼 세계 휴대형 오디오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기회가 자칫하면 이대로 무산될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디지털 음악 녹음기능을 갖춘 소니의 MD플레이어(모델명 MZ-R37SP)를 179.95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다 이미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MP3음악을 MD포맷으로 전환해 즐기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이처럼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일본 MD플레이어 업체들을 뿌리치고 세계 휴대형 오디오 기기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뭔가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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