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닷컴기업의 콘텐츠 유료화

수익모델의 부재로 닷컴비즈니스에 대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려는 방안의 하나로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를 유료화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수익창출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고객(사용자)의 접근을 막는 부정적 측면도 많아 구현 과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닷컴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는 콘텐츠 유료화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첫번째는 인터넷 사이트를 일반에 개방하되 특정 서비스 부문에 한해서만 유료화하는 형태다. 이는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경매사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로서 고객이 경매에 직접 참여했을 때 그 수수료를 지불케 하는 방식이다. 동일한 방식의 수수료를 염두에 둔 결혼중매나 부동산 중개 사이트도 이 부류에 속한다.

두번째는 사이트를 사실상 폐쇄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콘텐츠 열람 자체를 유료화하는 형태다. 주문형 영화비디오, 전문기술강좌, 인명데이터베이스, 통합메시징 기반의 인터넷전화 사이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영화의 경우 편당 관람료, 전문기술강좌는 과목당 수강료를 지불한다. 인명데이터베이스나 뉴스정보 역시 건당 검색서비스료를 부가하는 식이다.

세번째는 두번째 부류처럼 기본적으로 사이트를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특정가입 회원만을 접속케 함으로써 전체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사이버트레이딩 고객들에게 주식의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주는 투자정보 서비스나 특정계층을 위한, 이른바 회원제 고급뉴스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첫번째와 두번째 부류의 경우 서비스 대상 콘텐츠의 종류나 방식이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내용의 정의나 범위, 즉 상품의 명세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에서 수익창출에 대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한다.

반면 세번째 경우는 서비스의 내용 정의와 범위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대상이나 종류도 부지기수여서 수익창출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폐쇄적인 사이트 운영방식 자체가 고객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의 콘텐츠 유료화 움직임이 바로 세번째 부류의 닷컴비즈니스에서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콘텐츠 유료화를 선언한 일부 닷컴기업들이 결과에 상관없이 적당한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구현과 투자유치를 통해 주식시장에 등록하는 식의 수순을 밟아나가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닷컴비즈니스 열풍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던 때가 불과 몇 달 전이다. 닷컴비즈니스의 제1세대라 할 수 있는 현재의 닷컴기업들이 위기론에 봉착하게 된 것은 확실한 수익모델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 수익모델이 시장규모조차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상업광고의 유치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닷컴기업들이 광고유치 대신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경영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은 일단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닷컴비즈니스는 이제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겨룰 때는 지났다. 초창기 비즈니스 모델처럼 그 구현과정이 모호하거나 상품의 규정이 불명확하다면 닷컴기업들에 닥친 위기의 극복은 요원한 과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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