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타 양대 카드브랜드의 국내 시장 역학구도가 서서히 변화되는 조짐이다. 전통적인 수익기반이던 전체 카드발급매수에서 최근 1년간 역전이 일어난 데다 차세대 전자상거래(EC) 지불결제시장을 겨냥한 양사의 e비즈니스 추진강도도 눈에 띄게 구별되는 것이다. 특히 e비즈니스 부문의 세력판도 변화는 양사가 전체 EC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현재 정보기술(IT)·금융 업계와 공동 진행중인 각종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파급력이 예상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판도변화=일반 금융 분야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카드발급매수의 순위바뀜이다. 그동안 대다수 해외시장과 달리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마스타가 강세를 보여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삼성카드 등이 허수 가입자를 대거 정리하고 비자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전세는 달라졌다. 지금은 200만∼400만장 가량의 격차를 두고 비자가 마스타를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위에서 이보다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변화는 양사 e비즈니스 추진전략의 행보다. 지난 수년간 양사는 차세대 EC시장 선점과 「첨단 이미지」에서 서로 뒤질세라 웬만한 금융 e비즈니스 사업들을 경쟁적으로 챙겨왔다. 전자화폐·인터넷지불게이트웨이(PG)·EC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몬덱스」 전자화폐와 한국사이버페이먼트를 전면에 내세운 마스타가 e비즈니스 추진행보가 다소 앞섰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자가 「비자캐시」 전자화폐, IC카드 기반 신용·직불카드(EMV) 사업, 기업간(B2B) 전자결제 부문 등에 공격적인 힘을 실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IC카드업계 관계자는 『불과 1년새 마스타카드는 자회사인 몬덱스코리아에만 전력을 쏟는 대신 타 e비즈니스 부문은 다소 소극적인 느낌』이라며 『이에 비해 비자는 차세대 EMV사업이나 B2B결제 분야에 보다 발빠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마스타카드의 경우 그동안 애써 명맥을 유지해오던 한국사이버페이먼트에 지분을 철수하면서 올 들어 PG사업을 포기한 상황이며, 몬덱스 외에 EMV·B2B결제 분야도 시범 서비스 시기가 비자에 뒤지고 있다.
반면 비자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 시스코·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과 제휴를 맺고 인터넷 기반의 국제결제서비스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등 다국적 금융 e비즈니스 회사로 완전 탈바꿈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비자는 싱가포르 결제시스템 전문회사와 공동으로 국내 일부 대기업 e마켓 플레이스에 B2B결제 서비스를 하반기부터 제공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특히 금융 e비즈니스 사업분야에서 양사 구도변화의 배경은 업계의 관심거리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마스타카드의 소극적인 모습은 전문인력들이 대거 이탈한 요인이 큰 것으로 본다』면서 이와 함께 『현 김근배 사장이 몬덱스코리아에만 온통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화폐서비스 업체인 몬덱스코리아는 최근 전자화폐시스템 공급을 위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벤처투자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등 「지주회사」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차 확대될 EC시장에서 지불결제서비스 주역인 양대 카드브랜드의 행보는 업계에 영향이 크다』면서 『이들의 e비즈니스 추진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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