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25회-보안 서비스·컨설팅업계

보안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꼽으라면 단연 정보보호 컨설팅과 서비스의 등장이다. 보안시스템 구축에 앞서 부분적으로 제공해오던 보안컨설팅은 전문업체가 등장할 정도로 독자적인 분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지난 98년 말 개념이 처음 도입된 보안 관제서비스는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치열한 시장경쟁이 진행중이다. 컨설팅과 서비스가 보안시장의 큰 축을 형성하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 하나는 「새로운 얼굴」의 대거 등장이다.

먼저 보안서비스분야는 지난해 코코넛이 「보안호스팅 전문업체」를 표방하며 설립된 이후 컨소시엄 형태로 4개 회사가 출범했으며 참여업체만도 20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보안서비스의 원조격인 코코넛은 안철수연구소·펜타시큐리티·데이콤인터내셔날 3개사가 공동으로 지난해 9월 설립해 올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코넛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조석일 사장(44)은 정보보호는 처음이지만 금융·컨설팅·컴퓨팅분야를 두루 거쳐 정보기술(IT)통으로 불리는 인물.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경제학 석사·경영정보학 박사과정을 이수했으며 외환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한국IBM 금융담당 영업부장, 한국경영사례연구원 수석 컨설턴트, 한국오라클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금융과 IT분야의 오랜 경험으로 업계에서는 마당발로 소문나 있으며 업무처리는 신속하면서 꼼꼼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코코넛에 이어 등장한 보안서비스업체는 이글루시큐리티다. 에스원·싸이버텍홀딩스·어울림정보기술·신원텔레콤 등 4개 회사가 참여했으며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보안서비스를 기치로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이글루시큐리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득춘 사장(38)은 인하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코리아네트·삼보SI·한국정보공학·싸이버텍홀딩스를 두루 거쳤다. 현재 이글루 대표이사와 싸이버텍홀딩스 정보보안 담당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을 모토로 착실하게 회사의 골격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보안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사이버패트롤 김활중 사장(42)이다. 사이버패트롤은 국민PC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국소프트중심·두산건설·에스오케이 등이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한 회사. 정보보호컨설팅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LGEDS에서 잔뼈가 굵은 정보기술 전문가다. 숭실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전산시스템부을 거쳐 87년 LGEDS에 입사한 후 클라이언트서버 구축표준과 지침서, 국세청 통합전산망, 대법원 부동산 등기부 아키텍처 설계 등을 담당했다. ROTC 장교로 군생활을 한 덕택에 상사와 부하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가르는 타입이며 철저한 상벌 위주로 인사정책을 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좀처럼 남에게 지기 싫어할 정도로 승부욕이 남다르며 리더십이 뛰어나 따르는 부하직원이 많다는 게 주변의 인물평.

최근 시큐어소프트에서 분리한 해커스랩도 종합 보안서비스업체 중에서 떠오르는 다크호스의 하나다. 이정남 사장(46)과 박형진 사장(42)이 공동대표로 마케팅분야를 총괄하고 KAIST 출신 김창범 부사장(34)이 기술쪽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정남 사장은 경찰청에서 보안업계에 투신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 경찰공무원으로 출발해 인터폴·국제크래커수사대·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반장을 지낸 후 시큐어소프트로 영입된 후 올해 해커스랩을 설립했다. 온화한 성품으로 사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에스원 입사후 지콤 대표이사 등을 지낸 박형진 사장은 이 사장과 같이 해커스랩의 사업방향과 비전 등을 설계한 일등 개국공신이다.

이들과 한 배를 탄 김창범 부사장은 KAIST 해커 출신으로 전산학과 학사와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차세대 보안시스템 개발에 주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보안서비스시장을 이끄는 인물로 e메일 보안서비스시장을 개척한 데일리시큐어 장민근 사장을 꼽을 수 있다. 데일리시큐어는 SK상사와 장미디어인터렉티브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장 사장은 장미디어인터렉티브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이같은 보안서비스업체의 등장은 「새로운 시장창출」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분야를 저렴한 비용으로 아웃소싱할 수 있고 보안솔루션업체 역시 제품개발과 고유의 마케팅 업무에 전념할 수 있어 서로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분석 때문이다. 또 서비스가 전문화되고 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높아가면서 컨설팅에 대한 위상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주요 보안솔루션업체가 컨설팅사업부를 신설한 데 이어 컨설팅만을 독자적으로 제공하는 전문업체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것.

A3시큐리티 컨설팅 김휘강 사장(25)은 비교적 일찍 보안컨설팅에 눈을 뜬 케이스. 대전과학고를 졸업하고 KAIST 산업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해 보안컨설팅 전문업체인 A3시큐리티를 설립했다. 대표적인 KAIST내 해커동아리인 쿠스(KUS)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 때문에 해커출신 보안전문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 사장은 KAIST 재학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보안컨설팅과 기업내 보안상태를 점검할 정도로 일찍부터 컨설팅에 대한 노하우와 실전경험을 쌓았다.

삼성종합기술원·삼성전자·삼성SDS·유니텔·에스원 등 삼성그룹의 보안전문가들이 설립한 시큐아이닷컴도 보안컨설팅을 축으로 하는 종합 보안업체로 명성을 얻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의 안팎 살림을 도맡고 있는 오경수 사장(45)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안전문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삼성물산에 입사,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삼성물산 정보전략팀장, 에스원 정보담당임원(CIO) 등 화려한 배경을 자랑하는 오리지널 삼성맨이다.

옥션 이금룡 사장, 한솔CSN 김홍식 사장 등 삼성 출신 벤처기업가들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삼성 출신 벤처CEO모임을 주도할 정도로 인맥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오 사장은 「조화로운 리더」를 경영철학으로 빠른 의사결정 등 벤처기업에 걸맞은 조직과 경영문화를 세우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하나 보안컨설팅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업체가 STG시큐리티다. 미국 STG그룹 이수동 회장(52)이 콤텍시스템 등과 힘을 합쳐 설립한 STG시큐리티는 이 회장의 후광을 얻어 회사 출범때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경북 구미 출생으로 고려대 산업공학과, 조지워싱턴대학 시스템공학과를 나와 미국 MCI텔레컴에서 근무한 이 회장은 미국 중소기업청에서 올해의 기업인(98년)으로 선정될 정도로 성공한 한국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86년 설립된 STG도 미국에서 고성장 500대 기업에 들어 있어 전도가 창창한 기업으로 신임을 얻고 있다.

국내 STG시큐리티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문재철 사장(43)도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서강대 신방과를 졸업하고 KBS 보도본부·사회부·정치부·워싱턴특파원과 YTN 워싱턴국장·국제부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기업경영은 이제 시작이지만 오랜 기자생활로 정계를 비롯한 각 분야에 고루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는 문 사장은 워싱턴특파원과 지국장 시절부터 이수동 회장과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펜타시큐리티시스템에서 분리돼 보안컨설팅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마크로테크놀로지 이성만 사장도 탄탄한 인지도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내기답지 않은 노련미를 과시할 전망이다.

전자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인증서비스 역시 보안시장에서 날이 갈수록 인기가 치솟는 분야다. 최근 e마켓플레이스 구축이 러시를 이루고 인터넷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인증서비스 역시 괄목할 만한 시장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증권전산·한국정보인증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출범했으며 미국 베리사인과 글로벌 인증체계를 갖추고 한국전자인증이 인증시장 패권을 위한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황이다.

한국통신 부사장을 지낸 한국정보인증 이정욱 사장(56)은 통신과 IT분야를 아우르는 몇명 안되는 보안업계의 전천후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체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술고등고시에 패스한 후 체신부·한국통신 정보통신본부장·기획조정실장·네트워크본부장 등을 역임해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주변의 인물평이다. 한국통신학회 부회장·한국ISDN포럼 회장·한국전파진흥협회 부회장을 두루 거칠 정도로 대외적인 활동도 왕성하다.

한국전자인증 신홍식 사장(50)도 전자인증과 관련해서는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서울대 공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조지아공대 등 정통 해외유학 코스를 밟은 학구파 출신이다. 알카텔을 첫 직장으로 미국 GTE연구소, 동양SHL·동부정보시스템 대표이사를 거쳐 한국전자인증을 설립했다. 매월 「버거데이」를 정해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릴 정도로 소탈한 성격으로 사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열정과 신뢰」가 좌우명일 정도로 일벌레로 불리며 다른 기업 사장과 달리 다소 강직한 성격 탓으로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다.

이밖에 인증서비스 시장을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로 한국증권전산 공인인증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정재동 부장을 들 수 있다. 정 부장은 연세대학교 수학과, 연세대와 숭실대학교 대학원 전자계산학과 석사와 박사를 거쳐 지난 15년 가까이 증권전산에서 근무해오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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