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LG정보통신 통합

LG정보통신과 LG전자는 지난 21과 22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승인건을 통과시킴으로써 양사의 합병에 필요한 법적인 절차를 사실상 일단락지었다.

따라서 양사는 오는 9월 초께 합병 등기절차를 끝으로 통합법인 LG전자로 재출범하게 된다.

통합법인 LG전자는 2000년말 기준으로 자본금 8711억원, 자산 11조9400억원, 매출 16조원의 외형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자업계에 삼성전자에 이은 거대 공룡기업이 등장하는 것이다.

◇합병 배경=구자홍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8일 양사의 합병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전자·정보통신 사업의 환경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합병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한마디로 LG정보통신이 확보한 첨단 기술력과 LG전자가 축적한 사업역량과 재무역량,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집해 성장 잠재력이 큰 홈네트워크와 IMT2000 등 정보가전 및 정보통신 사업부문을 세계 넘버 1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선 양사의 합병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LG정보통신의 경우 교환기, 전송장비, 통신단말기 등 첨단 정보통신기기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CDMA 이동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이동통신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놓고 있다. 하지만 미래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IMT2000과 GSM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 경쟁상대인 SK텔레콤이나 한국통신과 비교해 볼 때 자본력의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경우 에어컨, 완전평면TV, 모니터, CD롬 드라이브 등 주요 품목의 내수판매 및 수출호조에 힘입어 캐시창출능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디지털TV·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 미래 주력사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미래 성장사업인 정보통신 사업을 적극 전개할 준비가 갖춰진 셈이다.

◇합병 시너지 효과 =LG정보통신과 LG전자의 합병은 연구개발과 마케팅, 서비스 측면에서 가장 큰 시너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연구개발 측면에서 통합법인은 양사가 보유한 연구개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가전과 연계한 복합제품의 개발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 LG전자는 유선기술 분야에, LG정보통신은 무선기술 분야에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통신 서비스의 유무선통합 및 네크워크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등 기술결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LG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사업의 경우 네트워크망의 신규 설치시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소요되는데 LG전자가 보유한 전세계 유통망과 서비스망을 활용함으로써 단시간내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마케팅측면에서도 합병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다.

◇통합법인 LG전자의 위상 =통합법인 LG전자는 디지털TV를 중심으로 한 홈네트워크 분야와 IMT2000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네트워크 분야를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이를 기반으로 종합 인포테인인먼트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디지털 네트워크 LG」를 지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03년에는 매출 30조원, 경상이익 10%, 부채비율 100%를 창출하는 세계적인 정보가전 및 정보통신 톱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통합법인 LG전자의 등장을 계기로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라이벌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부문을 분리시켰던 LG전자와 달리 처음부터 반도체, 정보통신, 생활가전, 디지털미디어 등 여러 사업부문을 한데 묶어 출발한 삼성전자는 각 부문간의 상호보안적인 효과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 전자업체로 성장해왔다. 삼성전자는 99년말 기준으로 자산 24조원, 매출 26조원의 외형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통합법인이 설립되더라도 삼성전자와는 큰 격차가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번 합병으로 외형상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상당부분 줄였으며 앞으로 그 격차를 더욱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앞으로 전자업계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양대기업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부문을 현대에 넘긴 상황에서 외형상 삼성전자를 넘어선다는 것은 당분간 힘들지 않겠냐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LG전자가 LG정보통신과의 합병을 통해 위상을 얼마나 제고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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