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관련 부품 중에서 가장 빨리 진화한 것은 역시 중앙처리장치(CPU)다.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는 이제 개인용컴퓨터(PC)에 1㎓ 제품이 사용될 정도로 발달했다. 하지만 모든 컴퓨터 사용자에게 1㎓의 CPU가 최선은 아니다. 같은 자동차라 할지라도 커다란 대형 트럭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작은 소형 트럭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컴퓨터의 사용 용도와 가격대 성능비를 감안해 CPU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가격이 낮으면서도 성능이 높은 보급형 CPU를 테스트했다. 보급형 CPU라도 실제 PC를 사용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보급형 CPU는 사무용 소프트웨어는 물론 인터넷 활용이나 대부분의 게임을 충분히 실행시킬 수 있다. 벤치마크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현재 CPU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 IBM 호환 PC에 사용되는 CPU 시장은 크게 인텔과 AMD·사이릭스의 3파전으로 나눌 수가 있다.
이 중에서 단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인텔은 XT에 장착된 8086에서부터 286·386·486에 이은 펜티엄과 펜티엄 프로, 펜티엄 MMX, 셀러론, 펜티엄Ⅲ, 그리고 제온에 이르기까지 CPU 시장을 선도한 제품이 모두 인텔의 작품이었다.
두 번째로 인텔의 아성에 꾸준히 도전해온 AMD를 들 수 있다. 과거 AMD는 인텔이 휩쓸고 지나간 시장에서 호환 제품을 출시하며 근근히 명맥을 유지한 업체였지만 K6-2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점차 공격적인 면모를 보였으며 애슬론의 출시와 함께 이제는 인텔과 어깨를 겨루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AMD와 함께 인텔을 견제하는 파수꾼 역할을 자청한 사이릭스는 내셔널세미컨덕터에 인수된 후 MⅡ와 6×86 등으로 한동안 인기를 끌었으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침체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비아(VIA)가 사이릭스를 인수한 후 사이릭스3를 출시하고 다시 CPU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제조사별 저가격대 보급형 CPU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로 캐시 크기, 사용가능한 메인보드, 동작 클록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상호 비교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차이를 감안하고 테스트 결과를 본다면 각 사용자가 필요한 제품의 성능과 정보를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이미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거나 새로 장만하려 할 때, 이 3종의 보급형 CPU를 사용하려면 우선 적절한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한다.
셀러론은 인텔 칩세트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메인보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440BX 칩세트나 최신의 815/815E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비아의 693A·694X 등에서도 사용가능하다. 이번에 테스트한 3종의 제품 중에서는 가장 폭넓은 적용 범위를 갖고 있는 셈이다.
듀론은 아직까지 적용 범위가 가장 좁다. 핀 수가 462핀이기 때문에 소켓370을 장착한 메인보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현재는 비아의 KT133 칩세트를 채택한 메인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조만간 이 방식을 지원하는 메인보드 칩세트가 좀더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릭스Ⅲ는 셀러론이나 소켓형 펜티엄Ⅲ와 동일한 PGA370 형태여서 440BX·694X·815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인텔계열과는 약간 다른 배수 조절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사이릭스Ⅲ는 셀러론·펜티엄Ⅲ·듀론·애슬론 등과는 달리 배수가 고정돼 있지 않은 상태로 출시되기 때문에 자동 설정을 할 경우 엉뚱한 클록으로 설정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용자들은 모든 용도에 적절히 어울리고 좀더 빠른 프로세서를 좀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를 원한다. 아직 사이릭스Ⅲ는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기존의 가격 정책으로 미뤄 짐작하면 사이릭스Ⅲ는 셀러론이나 듀론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공급될 것이다.
가격대 성능비를 따질 때에 반드시 함께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바로 메인보드다. 사용가능한 메인보드의 가격과 함께 생각한다면 셀러론 566㎒가 가장 다양한 메인보드를 사용할 수 있고 그만큼 저렴한 제품도 많다. 440BX나 694X 칩세트를 사용한 메인보드는 10만원대 중반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고 10만원대 초반의 제품도 상당수다.
반면 비슷한 가격대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듀론의 경우에는 아직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적고 새로 출시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도 높은 편이다. 현재 판매되는 KT133 칩세트의 메인보드는 국내에서 약 10만원대 후반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CPU 자체의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메인보드가 깎아내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메인보드와 함께 연관짓는 가격대 성능비는 셀러론이 다소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듀론을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속속 등장하고 가격이 하락한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듀론 650㎒와 셀러론 566㎒의 가격은 100달러대 정도로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면 이제 메인보드가 셀러론을 지원하는 제품보다 약간 비싸더라도 동작 클록도 더 높고 성능도 좀더 빠른 AMD의 듀론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가격대 성능비로는 앞서지 않을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그렇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듀론의 가격은 해외의 가격에 비해 다소 고가로 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듀론을 선택하게 되면 메인보드와 CPU 모두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다.
사이릭스Ⅲ는 아직 가격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간단한 수식 계산이나 인터넷 사용 등 사무실 환경에 걸맞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만일 사이릭스Ⅲ의 가격이 셀러론이나 듀론과 큰 차이가 없다면 사이릭스Ⅲ는 사용자의 호응을 얻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보급형 CPU 시장의 판도는 듀론과 듀론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의 가격이 셀러론과 694X 등의 조합에 비해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하락하는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셀러론 566㎒
셀러론은 인텔이 펜티엄Ⅱ 출시 후 저가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다. 인텔은 펜티엄Ⅱ의 출시 이전에는 모델 구분을 하지 않고 클록 속도만으로 가격 구조를 조정해 왔다. 펜티엄Ⅱ의 출시와 함께 인텔은 고급형 펜티엄Ⅱ와 보급형 셀러론으로 제품을 세분화했다.
커빙턴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린 초기 셀러론은 L2 캐시가 없기 때문에 성능이 떨어져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후 멘도시노라는 코드명으로 출시된 셀러론은 128KB 용량의 L2 캐시를 탑재하고 외형도 커다란 슬롯1 방식에서 소켓370 방식으로 변경됐다.
또 셀러론 533㎒부터는 외형이 펜티엄Ⅲ와 동일하게 됐으며 CPU 코어 외부에 별도의 캐시 메모리를 사용해 캐시 속도가 CPU 코어의 절반 속도로 동작하던 이전의 셀러론과는 달리 CPU와 동일한 속도로 동작하게 됐다.
셀러론과 펜티엄Ⅱ의 차이는 FSB(Front Side Bus) 속도와 캐시 용량이다. 펜티엄Ⅲ가 100/133㎒의 FSB를 사용하는 반면 셀러론은 출시 이후부터 계속 66㎒ FSB를 사용한다. 또 펜티엄Ⅲ의 캐시 용량은 256KB이고 셀러론의 캐시 용량은 128KB다. 캐시 용량의 차이와 함께 L2 캐시가 CPU의 코어에서 요청하는 데이터를 가져오는 데 걸리는 시간인 레이턴시도 셀러론이 펜티엄Ⅲ보다 크다.
셀러론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저렴하면서도 같이 사용가능한 주변기기에 있어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셀러론 사용이 가능한 주기판에서는 CPU 업그레이드만으로 보다 고급형의 시스템으로 쉬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이미 안정성과 성능 모두를 검증받은 플랫폼의 지원을 받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플랫폼의 유연성과 성능을 겸비한 우수한 프로세서로 손꼽힌다.
사이릭스Ⅲ 600㎒
대만의 칩세트 제조업체 비아(VIA)는 지난해 인텔과의 CPU 경쟁에서 밀려난 CPU 제조업체 두 곳을 인수하면서 CPU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비아가 인수한 첫 번째 업체는 내셔널세미콘덕터가 인수했던 사이릭스였다.
사이릭스는 과거 펜티엄 시절 인텔 호환 칩의 출시로 짧은 인기를 구가했었다. 하지만 6×86, MⅡ 출시 이후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하면서 사이릭스의 인기는 시들어 갔고 영업 수익이 악화되자 내셔널세미콘덕터는 비아에 사이릭스를 매각했다.
비아는 사이릭스 인수에 이어 펜티엄 호환 칩을 생산해 오던 IDT의 칩 설계 부문을 인수해 보급형 CPU 시장에 본격 진출할 의지를 밝혔다.
비아는 첫 번째 제품으로 사이릭스에서 개발중이던 조슈아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조슈아는 64KB의 L1 캐시, 256KB의 L2 캐시를 갖고 있어 보급형 CPU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비아는 조슈아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이유는 발열 문제때문으로 이때문에 동작주파수 300㎒ 제품 양산에도 실패했다고 한다. 그 대신 비아는 IDT 칩 부문에서 설계한 코어에 기반해 개발한 코드명 새뮤얼(Samuel) 프로세서를 사이릭스Ⅲ로 출시했다.
사이릭스Ⅲ는 128KB 용량의 L1 캐시를 갖고 있으나 L2 캐시는 없다. 이 제품은 AMD가 개발한 멀티미디어 명령어인 3D Now!를 지원하는 것이 특색이며 외형은 소켓370 방식이다. 따라서 인텔 CPU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시스템에서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도 있다.
듀론 650㎒
듀론(Duron)은 지난해 말부터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AMD의 보급형 제품이다. AMD는 과거 펜티엄이 데스크톱 PC에서 주류를 이루던 시절 펜티엄 호환 칩을 개발하던 업체로 사이릭스보다도 시장 점유율이 낮았다. 그러나 인텔이 슬롯 1으로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면서 포기한 소켓7 방식을 K6라는 모델명의 CPU로 꾸준히 지원해 보급형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갔다.
그후 코드명 K7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발표해 보급형뿐만 아니라 고급형 시장에서도 인텔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애슬론은 같은 클록속도의 펜티엄Ⅲ와 경쟁해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면서 가격은 약간 더 저렴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AMD는 인텔과 마찬가지로 L2 캐시를 프로세서 코어에 내장한 소켓 형태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제품 구성도 고급형인 선더버드와 보급형인 듀론으로 이분화했다.
AMD는 이전 인텔 호환 칩을 제조했던 것과는 달리 독자적인 인터페이스는 소켓A 형태로 두 가지 CPU를 출시하고 있다. 인텔과 셀러론이 FSB와 L2 캐시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성능의 차별점을 뒀지만 AMD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의 차이가 인텔의 CPU보다 훨씬 작다.
듀론은 선더버드와 마찬가지로 같은 200㎒의 FSB를 사용한다. AMD의 CPU는 원래 알파칩에 사용되는 기술인 EV6 버스를 사용해 현재 데스크톱 PC에 사용되는 FSB 중 가장 높은 200㎒의 대역폭을 자랑한다.
AMD의 고급형 CPU인 선더버드와 보급형 CPU인 듀론은 같이 200㎒의 FSB를 사용하고 차이가 나는 것은 L2 캐시밖에 없다. 선더버드는 256KB의 L2 캐시이지만 듀론은 64KB의 L2 캐시를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캐시 메모리가 코어에 내장돼 있어 프로세서와 같은 클록으로 동작하며 멀티미디어 지원을 위한 명령어로 MMX와 3D Now!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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