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글로벌B2B, 국내시장 상륙 의미

작년 한해 우리나라의 교역규모는 2640억달러다.

세계 12위의 무역강국인 한국 글로벌 B2B시장에 해외의 관련업계가 풍부한 자본과 발달된 마케팅 등을 내세워 속속 진출하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고 있는 「토종」과 「외국산」 글로벌B2B의 한국시장내 다툼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차분하다.

해외 관련업계의 국내시장진출을 토종 글로벌 B2B업계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해외 글로벌 B2B업체들 역시 국내 관련업체와의 정면대결보다는 제휴 등을 통해 상호이익을 도모하는 쪽으로 초기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B2B마켓플레이스는 특성상, 관세부과 등 세원(稅源)지정 및 국가간 배타적 무역관행과 같은 국제간 교역분쟁의 여지를 안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해당 마켓플레이스의 태생기반(origin)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 있어, 국내 글로벌 B2B마켓플레이스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진출 현황=국내 글로벌 B2B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업체는 「글로벌소시스」로 지난해 10월 한국 특화 B2B사이트인 「코리아소시스」를 개설했다. 지난 71년 무역전문지 발간업체로 일찌감치 한국에 상륙한 글로벌소시스는 작년 총수익 9190만달러 중 30% 이상을 온라인사업을 통해 창출하는 등 최근 글로벌 B2B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홍콩계 다국적 기업이다.

지난달 20일 공식출범한 「알리바바코리아」도 국내에 진출해 있는 대표적 외국계 글로벌 마켓플레이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알리바바닷컴과 소프트뱅크가 각각 55%, 45%씩 총 200만달러를 자본 출자해 설립됐다. 자본금 규모만 봐도 EC플라자, EC21 등 국내 대표급 글로벌 마켓플레이어들에 비해 2∼4배 이상 크다. 회원수와 거래오퍼량 역시 최고 20배 가까이 차이난다.

또 현재 4만개의 중국업체와 1만2000여 해외바이어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방직공업총국·경공업총국·회공총국 등 중국의 6개 주요 산업부문과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는 중국계 무역포털 「미트차이나」도 늦어도 연내까지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왜 한국인가=한국은 지난 97년경부터 이미 KOTRA, 무역협회, 중진공 등 관주도의 글로벌 B2B 시장이 형성돼 있다. 특히 IMF를 계기로 공공사이트는 물론, 중소 글로벌 B2B 마켓플레이스까지 대량으로 쏟아지며 글로벌 B2B의 핵심 솔루션인 「오토포스팅」 「메타서칭」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글로벌 B2B에 관한 한 세계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갖게 됐고, 접속수에서도 국내 거래알선 사이트들이 줄곧 세계 5위권내를 지키고 있다.

특히 중국의 WTO가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세계 최대 제품공급시장인 화교계 마켓플레이스의 역할이 부각, 그 전초기지로 국내 B2B 마켓플레이스가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B2B 마켓플레이스는 관주도의 무료 서비스로 인해 비교적 발달된 인프라를 조기에 형성해 놓고 있다고 해외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아시아지사 설립차 국내 체류중인 XML솔루션스 아시아지사의 토머스 리 지사장은 『한국의 B2B솔루션관련 기술력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이러한 기술과 노하우를 선진 마케팅기법과 접목,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시장의 영향=최근 계속되는 외국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의 한국상륙에 국내 관련업계는 크게 긴장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대응을 못하고 있다.

KOTRA 실크로드21팀의 이태완 팀장은 『기존 실물경제와 같이 국내진입을 강제통제해서는 안된다』며 인위적 시장형성을 반대했다. 이 팀장은 『외국계 마켓플레이스는 기본적으로 우리보다 한수 위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무조건 막기보다는 그들과의 상생(相生)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플라자의 박인규 사장은 『현재 대다수 국내 글로벌 B2B업계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글로벌 B2B에 관한 한 해당지식과 관심이 적은 국내 벤처캐피털보다 소프트뱅크 등 해외 캐피털의 관련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는 동종분야 플레이어간 상호연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만이, 해외 글로벌 B2B와 겨룰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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