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저가 과당경쟁은 지양해야

서울시청 민원서비스용 웹투폰 입찰에서 1원을 제시한 업체에 사업권이 돌아가 파문이 일고 있다는 보도다.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서울시청의 입찰에는 모두 5개의 컴퓨터통신통합 업체들이 참여했으나 이 가운데 한 업체가 단돈 1원을 적어내 최종 사업권을 따냈다고 한다.

파문이 일자 해당 업체는 지난 5월 서울시 전산관리소의 인터넷폰 솔루션을 공급한 적이 있는 데다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앞으로 관공서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1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청의 이번 프로젝트는 이윤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1500만원의 가격을 제시해야 적정선이라는 분석이고 탈락한 4개 업체들은 1100만원에서 2000만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놓고 저가경쟁을 벌여온 컴퓨터통신통합 업계가 지나친 과당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충격이 대단하다는 전언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해당업체와 관련업계의 건전한 입찰풍토 조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며 이로 인한 시장질서 혼란을 심히 걱정스럽게 생각한다.

첫째, 이제까지 국내의 각종 프로젝트 수주에서 저가낙찰로 인한 사회적 물의와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 후속 프로젝트가 있는 경우 1차 입찰에서 저가로 낙찰받아 시장을 선점한 후 2차 프로젝트에서 제값을 써내 낙찰받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은 후속 프로젝트가 없다. 따라서 1원의 가격을 제시해 낙찰받은 업체는 기본적으로 공사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자체에서 부담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밑지는 공사를 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면 부실시공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최저가 낙찰제가 성공하려면 1차로 소수의 적격업체를 선정하고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경쟁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해야 적격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없이 응찰업체를 대상으로 무조건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할 경우 부실시공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둘째, 이같은 저가경쟁의 피해는 결국 관련업계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우선 이런 행태가 지속되면 관련업체간 저가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업권을 따낼 수가 없다. 이는 결국 관련업계의 도산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덤핑수주는 해당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자칫 관련업계를 무더기 적자상태로 몰고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원서비스용 웹투폰은 앞으로 각급 지방자치단체에서 통신비용 절감과 민원인 서비스 향상의 일환으로 확대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이번과 같은 시장질서 혼란과 채산성 악화를 불러오는 덤핑수주 풍토를 근절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적정가격을 제시하고 그 대신 최고의 서비스와 품질을 바탕으로 완벽시공을 해주는 새로운 수주풍토를 조성하는 일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