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쾌청, 방송 맑음, 영상·음반 흐리고 한때 비.
2000년 7월에 바라본 문화산업 분야별 기상도다. 전체적으로는 이제까지 주변에서 변죽만 울렸던 디지털이 문화산업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사상 처음 매출 규모 1조원과 2억달러 수출이라는 두가지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강자로서 위세를 떨칠 것이며 지상파 디지털 방송, 위성방송, 인터넷 방송 등으로 복잡한 양상을 띨 방송 분야에서도 디지털화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영화·비디오·음반 등 전통적인 아날로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정부가 지난 6월말 단행한 일본문화 3차 개방의 여파가 상당부문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분야=하반기 최대 이슈는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과 지상파 디지털TV 시험방송이다. 우선 위성방송의 경우 정부 일정대로라면 방송위원회가 9월말까지 사업자를 선정, 정보통신부에 통보하면 정통부는 심사를 거쳐 10월말까지 허가해 주도록 돼 있다.
특히 방송위원회는 최근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원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 일진위성방송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9월부터 시작될 지상파 디지털TV 방송도 관심사다. KBS가 9월부터 디지털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는 MBC와 SBS 등이 시험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은 디지털 방송장비 도입과 프로그램 제작 등을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된다.
올해 안에 마무리될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과 지상파 디지털TV 시험방송은 국내 방송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는 점에서 올 하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신규PP의 개국이 잇따를 전망이다. 지난 5월 신규 승인받은 15개 PP 중 현재까지 개국한 PP는 요리채널·한경와우TV·온게임네트워크 등 3개에 불과하며 매일경제TV 증권방송이 8월에 개국하는 것을 필두로 SBS축구채널·이채널 등 대부분의 PP들이 9∼10월경부터 속속 개국할 예정이다.
신규PP의 개국으로 지역SO들은 부족한 채널 대역폭에 효율적인 채널 라인업을 하기 위해 채널티어링제도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PP들의 SO마케팅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게임산업=한마디로 고속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게임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있는 온라인 게임은 상반기 500억원에서 하반기 7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5배 정도로 급팽창할 전망이다. PC 게임은 상반기 450억원 규모에서 하반기 99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2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케이드 게임과 비디오 게임은 시장 규모 자체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한자리 이내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 전체 게임 시장 규모는 아케이드 8500억원, 비디오 게임 1460억원, PC 게임 1442억원, 온라인 게임 1200억원 등 1조2600억원 규모로 커짐으로써 영화·비디오·음반 등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제치고 문화산업의 강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임은 해외 수출 전략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어 이미 지난해 1억달러 수출을 돌파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뿌려놓은 결실을 거두면서 연간 2억달러의 수출고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영상·음반=영화 시장 규모는 큰 폭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상반기 수준인 24%를 밑돌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우리영화 시장점유율 35%보다 무려 9% 정도 떨어진 것이다. 특히 일본문화 3차 개방에 따라 성인영화를 제외한 일본 영화들이 밀려와 우리영화의 시장점유율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프로테이프 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260만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실적 290만개보다 10% 감소한 수치며 최근 몇 년간 분기별 규모와 비교하면 사상 최악이다. 다만 DVD 타이틀 시장은 하반기에 타이틀당 평균 3000장 정도 판매되는등 제자리를 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반기 음반 시장은 조성모와 HOT 등 대형가수들의 앨범이 준비돼 있어 상반기보다는 다소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김경호·김정민·핑클 등의 신보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전체 음반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CD와 카세트테이프(MC)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음반산업은 MP3·무선인터넷 등 디지털음악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다 그동안 음반 시장의 주 고객층이었던 10대 청소년들이 지출 우선순위를 음반이 아닌 이동통신, 인터넷, PC게임방 서비스 등으로 삼고 있어 지속적인 시장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10대 댄스음악 위주로 왜곡돼 있는 국내 음반 시장 구조를 개선해 30, 40대 등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요 발굴에 나서는 한편 인터넷 비즈니스나 디지털음악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대응전략을 세우고 온·오프라인 복합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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