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급해졌다. 사정이 사정인지라 기술표준에 관련된 주요 부서 책임자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특히 홍보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동기식 표준의 우월성과 당위성을 알리는 자료를 배포하고 여론 주도층이나 언론을 맨투맨으로 접촉, 호소에 가까운 논리 전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삼성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저럴까 하며 「동정(?)」어린 눈길을 보내기도 하고 경쟁사들처럼 진작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막판에 콩 볶듯 뛰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메시지도 보낸다.
IMT2000 표준 구도의 흐름은 삼성을 절박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국내 기술표준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때와 마찬가지로 동기 단일로 가는 분위기였다. 물론 LG그룹만이 줄기차게 비동기를 외쳤을 뿐 SK텔레콤이나 한국통신그룹은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당연히 동기 선호로 비쳤고 삼성은 느긋했다. 그러나 지난 1·4분기를 거치면서 각 사의 IMT사업전략이 입안되자 의외로 비동기 일색이었다. 심지어 정부의 의지가 동기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지의 사실인 지금까지도 사업자들은 비동기를 합창하고 있다.
세계 최대 CDMA업체인 삼성전자로서는 졸지에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나홀로 동기를 추진하지만 맞장구 치는 사업자가 하나도 없어 자칫 「왕따」를 당할지도 모르는 형국이다.
기술표준이 비동기 우세로 흐르는 것은 삼성으로서는 기득권의 완전 상실을 의미한다. 숙원인 중국시장 진출도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상처가 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 최후의 승부가 가려진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는 마음을 놓을 수 없고 그래서 막판 세몰이에 나선 삼성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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