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품.소재산업 르네상스를 위하여>특별기고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

전자부품은 전자기기의 형태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며 휴대전화기의 경우만 보더라도 부품수가 300∼400여개가 넘을 정도다.

최근에는 기술의 융합화에 따른 다기능 부품의 증가에 따라 여러개의 부품이 하나로 통합된 복합부품의 보편화, 초소형 칩부품화 등 부품 관련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저가부품과 일본의 고품질 전자부품이 시장을 양분해 세계적인 전자부품업체들은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유망부품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핵심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글로벌 기술개발, 생산 및 영업체제 구축도 전자부품업계의 주요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부품 중심으로 품목구조가 변화되고 있으나 첨단 핵심부품 분야의 기술수준은 아직도 낮은 상태다.

우리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부품산업은 특정품목(반도체·LCD 등)에 편중된 구조적 문제와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취약한 핵심기술 등으로 인해 제품구조 고도화가 미흡하다.

또한 고부가 핵심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휴대전화기의 경우 수입의존도가 53%, DVD 69%, 디지털카메라는 55%에 달한다. 국내 전자부품산업이 양적으로 세계 3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질적 수준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부품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품산업 환경을 고려한 기술개발정책의 차별화로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반도체 등은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전력하고, 둘째 시장형성 초기의 고부가 미래형 핵심부품은 세계적 제품을 목표로 정부 주도로 집중적으로 선행개발하며, 셋째 국산화율이 낮은 수출전략형 전자기기 관련 핵심부품은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수입대체하는 방식의 기술개발을 차별화하는 정책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부품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자산업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점을 감안, 이를 뒷받침하며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후보기업을 선정하고 이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세계 최고, 초일류 부품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내 전자부품산업 수준을 혁신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 된다.

부품·소재 공용화 및 표준화도 기술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다. 표준이 산업을 지배하는 21세기 국제표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부품업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업간 부품의 공용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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