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11)비디오 게임 산업의 현황과 과제-문화 콘텐츠의 중심으로

한국게임물유통협회 우인회 회장(woo@kiema.or.kr)

게임은 기본적으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과 꿈을 표현하고 즐기는 오락이라는 측면에서 영화나 음악과 같은 문화상품의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게임은 다른 어떤 문화상품보다 문화적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고유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주변의 문화영역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대표적 오락산업인 영화에서 게임적인 요소가 필수조건처럼 대접받고 있으며 수퍼마리오처럼 영화자체가 게임에서 출발한 경우도 허다하다. 할리우드의 디즈니는 더이상 만화영화사가 아니라 게임을 포함한 종합 문화 콘텐츠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음악에서도 게임음악이 별도의 음악장르를 차지할 정도에 이르렀고 문학에서도 드라곤라자처럼 문자로 표현만 됐지 모든 것이 게임 그 자체인 소설들이 자주 나타나서 인기를 얻고 있다.

포케몬은 태어난 지 일년여 만에 전세계의 팬시·인형·문구업계를 석권했으며 사회적인 신드롬까지 연출해내고 있다. 피파축구 게임은 실제 피파경기만큼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게임은 우리 문화의 모든 분야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문화 콘텐츠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프로게이머는 가수나 탤런트 혹은 프로운동선수보다 더욱 인기있는 직업이 될 것이며 지금 벌써 그러한 징후가 보이고 있다.

이렇듯 우리들의 삶에서 더이상 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장르를 떼어 놓고는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게임은 디지털 문화의 중심에 서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그늘이 상존하고 있다. 영화나 음악, 미술에 비해 마니아 층이나 국가 산업적 측면에서 영향력이나 기여도가 월등한데도 아직 주요 일간지나 공중파 방송에 게임관련 뉴스가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비디오나 영화에 비하면 별 것 아닌데도 폭력성, 음란성 등과 같은 게임내용의 부정적 요인이 종종 거론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부정적인 면에 대한 지적에 지나치게 과민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문화는 결국 시민 대다수의 인정과 지속적인 애정을 통해 발전하기 때문이다. 어떤 문화장르에 대해 부정적인 면만 오랫동안 강조되면 결국은 그 문화는 소멸되거나 주변문화에 흡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장르의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면을 극대화해 아직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사회 일각의 여론을 차츰 순화시켜야 한다. 게임제작자는 제작과정에서 나름대로 건전한 게임문화의 창달이라는 면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유통업자는 가능한 한 지나친 폭력이나 음란성이 내재된 게임에 대해서는 판매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프로게이머는 게임문화를 일반에 전파하는 첨병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의 ID 하나까지 일반인들로부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선택하고 공인으로서 사소한 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게임은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인 문화장르와 대등한 대접을 받을 것이며 나아가 문화의 중심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우리는 게임이 문화의 중심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우리 모든 게임인들이 미래지향적 시각을 갖고 치밀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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