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게임기 불법 설치 위험 수위

현행 법률에 의해 금지된 「싱글 로케이션(게임기 단독설치)」이 합법을 가장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일부업체의 경우 체인점 간판까지 내걸고 영업을 하면서 고가의 경품까지 제공하는 등 사행심을 조장,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행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통을 엄금하고 있는 오락실 게임기의 싱글 로케이션이 주거지 근처의 소형점포를 중심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동지역의 경우 이 지역 오락실에 설치된 정상적인 게임기의 73%에 해당하는 5600여대가 싱글 로케이션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강남지역 문방구·성인대상 유흥시설 등지에도 상당수의 싱글 로케이션이 설치돼 운영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법률에 의하면 관할 관청의 허가를 얻은 전자오락실 이외의 장소에는 「싱글 로케이션」의 설치·운영이 금지돼 있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회장 은덕환)가 최근 서울의 한 지역을 대상으로 탐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다방·당구장 등 성인대상의 업소에서 100여대에 이르는 불법 개변조된 사행성 도박게임기를 설치하고 있었으며 △문방구·비디오대여점 등에서 아동대상의 미니게임기(초코볼 게임기 포함) 1000여대를 운영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 일반 사업장으로 영업허가를 받은 업소에 불법으로 경품 게임기를 설치·운영할 수 있는 체인사업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T랜드」 「L크레인」과 같은 이름의 간판을 내걸고 영업중인 이들 체인점은 △일반 경품 게임기가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등급심의를 받아야 함에도 전기용품안전관리법의 형식 승인만을 받은 「게임 자판기」를 경품 게임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행 관련법상 2만원인 경품제공 상한선을 무시한 채 10만원 이상인 전기밥솥, 심지어는 냉장고·TV 등 고가의 상품을 제공해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

또한 성인대상의 경품 게임이나 아동대상의 미니 게임기 역시 내용물 심의를 받지 않았거나 불법으로 개변조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은덕환 한컴산 회장은 『싱글로케이션은 산업적·문화적·사회적인 측면에서 매우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분야』라며 정부의 강력한 단속을 촉구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