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솔루션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선두=현재 아시아권에서 해외진출에 가장 활기를 보이는 국가는 단연 한국이다. 일본보다 앞선 기술로 인터넷 강국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문화적인 여건으로 봐서 아시아 메일시장의 맹주는 미국보다 한국이 유리하다. 이미 다수의 업체가 아시아시장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쓰리알소프트는 국내 600여 사이트에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리눅스 기반의 메일솔루션 「메일 스튜디오 2000」을 주력 상품으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밖에 나라비전의 깨비메일, 홍익인터넷의 메일마스터 2000, 버추얼텍의 조이메일, 에이메일 등이 국산 메일 솔루션 파수병으로 해외업체들과 맞대응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하는 해외업체들의 경우 여러 형태로 국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미국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크리티컬패스나 메일닷컴의 경우 국내에서 자사의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는다. 크리티컬패스의 경우 서비스 위주의 기업이기 때문에 특이한 기술도 없다. 기술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국내 메일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순수 솔루션의 판매는 환율의 차이에서도 보듯이 미국과 한국내에서의 판매는 이익 부분에 상당부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식으로든 솔루션 판매쪽은 기업과 같은 대형고객을 상대로 하는 니치마켓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의 고객들은 임대 등의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외산메일 도입시 문제점=메일은 문화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기 전에 언어표현의 창구다. 솔루션만 받아들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글화가 지원돼야 하고 한국적 디자인이 갖춰져야 하며 세부기능 역시 한국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SI업체인 NTT커뮤니케이션사와 미쓰이물산은 공동으로 크리티컬패스사의 솔루션을 이용해 전자우편 아웃소싱사업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다. 이유는 크게 4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사후기술 지원 문제다. 일본 현지에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미국 본사의 엔지니어가 파견되지 않아 현지화나 시스템 장애 등 갖가지 상황에 대처가 불가능했다. 소스와 관련된 치명적인 문제는 현지 기술인력이 상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둘째, 제품 현지화의 문제다. 영문 버전의 한계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2-바이트(Wbite)문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문 버전의 경우 그대로 적용할 경우 글깨짐 현상이 발생한다. 또 자국 보안 솔루션과 연동할 때 보안 알고리듬을 외국업체에 고스란히 노출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셋째, 메일 프로토콜이 IMAP(Internet Mail Access Protocol)기반으로 사용된 파일들이 모두 서버에 저장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메일을 사용하는 동안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접속해 있어야 하므로 서버용량이 대량이어야 한다. 웹메일과 별도로 메일 프로그램을 설치해 계정설정을 해야 한다는 것도 사용자입장에서는 불편하다. 넷째, 크리티컬패스사는 일본 제휴업체를 이용, 독자적인 망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본업체로서는 이에 대한 장점이 별로 없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크리티컬패스의 일본 진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지난 3월 클릭투아시아가 크리티컬패스의 기술지원을 문제로 메일솔루션을 다른 회사로 바꾼 일도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메일업체가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장 등으로 진출하는 것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응방안 =외산제품에 대한 국내제품의 대응 이전에 기술에 대한 정리와 업그레이드가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대용량 처리를 위한 시스템 아키텍처의 구성 및 프로그래밍 기술 개발, 트랜잭션처리 기법 등의 선진화, 응급조치에 대한 신속한 체계마련 등이 시급하다. 신기술 개발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제품을 더 안정화시키고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여기에 국내 IT시장의 역사가 말해주듯 또 해외기술에 종속된다면 「아시아 인터넷 강국」의 수식어는 사라져 버린다.
「국경없는 인터넷」은 인터넷의 사용을 의미할 뿐 시장에서의 자국우선 정책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IT강국으로서 미국이 더욱 큰 힘을 얻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국내 인터넷시장을 해외업체들의 손에 넘겨주는 것은 국내 인터넷 기반을 뒤흔드는 형국이다. 따라서 국내 메일업체들의 분발과 사용자들의 인식전환이 현재의 위기를 넘기는 유일한 대안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7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8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9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10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