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정보기술(IT) 종목들이 괄목할만한 실적 개선을 보이며 증시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은 거래소 188개사와 코스닥 115개사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사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IT업체 133개사의 매출 증가율이 37.2%에 이른데 비해 비IT 업체는 16.2%에 그쳐 IT산업이 전체 산업경기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영업이익도 IT업체가 전체 평균 54.7%를 크게 상회하는 116.7%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비IT 업체는 26.5%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거래소 상장 업체의 매출증가율이 20.1%에 그친데 비해 코스닥 등록 업체는 44.8%로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대형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거래소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54.7% 증가해 코스닥의 55.7%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네트워크 종목이 전년동기 대비 138.4%에 이르는 업종 최고의 매출신장률을 보였으며 인터넷(113.3%), 컴퓨터 및 주변기기(99.3%), 통신장비(93.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부문에서는 단말기 보조금 폐지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통신서비스 업종이 각각 290.3%, 519.6%를 기록해 수위를 차지했으며 네트워크와 반도체 업종도 수익률 개선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서비스=유무선 통신서비스 업체 7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1.8% 증가해 예년 수준에 그쳤지만 설비투자가 일단락됨에 따라 영업이익은 290.3%나 늘어났다.
유선 통신서비스의 경우 기존 음성전화의 수요정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으로 데이터통신의 수요증가와 유무선 접속서비스 수요증가로 실적이 개선됐으며 무선 통신서비스 부문은 가입자수 증가와 함께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 제공으로 외형 성장이 지속됐다.
한국통신은 수익성 높은 데이터 및 유무선 접속료 부문의 매출증가와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58% 증가한 1조원을 기록했으며 SK텔레콤은 가입자수 증가와 단말기보조금 폐지에 따른 비용감소로 영업이익이 227% 늘어난 7700억원에 이르렀다.
한편 데이콤, 한통하이텔, 하나로통신 등은 높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로 인해 이익증가율이 감소하고 적자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45.3%, 154.9%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체들은 D램 가격의 강세반전으로 1·4분기에 비해 2·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으며 소자업계의 설비투자 확대로 장비와 재료업체들이 몰려있는 코스닥시장의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영업실적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우수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경쟁업체에 비해 D램 평균 가격이 20% 가량 높고 생산원가면에서도 우위에 있어 상반기 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이익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전자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호전됐으나 600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부담과 현대투신증권 부실, 스코틀랜드 공장 매각손실에 따른 지분법평가손실액이 4000억원에 이르러 적자 결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터넷=인터넷 업체는 전년 동기대비 113.3%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지만 수익성 저하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7.0%)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6.2%를 기록,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산매각이익과 금융수익의 급증으로 경상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88.5%나 증가해 수익 개선보다는 금융소득에 열을 올렸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새롬기술은 모뎀사업 분리로 상반기 매출액이 23.3% 감소했고 다이얼패드 사업으로 인한 영업손실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규모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경상이익은 흑자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며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야후코리아와 함께 포털 선두업체로서의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장비 및 단말기=통신장비 및 단말기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93.6%, 76.8%의 신장세를 보였다.
이동통신단말기 업종은 1·4분기 이동전화가입자 증가와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 개시로 신규 및 대체 수요가 급증했지만 6월 이후 가입자보조금 폐지로 인한 하반기 내수 단말기시장의 성장 정체가 예상된다. 하지만 수출 물량 증가와 일부 업체들의 GSM단말기 생산의 가세로 전체적인 외형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장비 부문은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확보 경쟁과 정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으로 초고속 인터넷 접속장비와 광전송장비 매출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및 솔루션=네트워크 및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 업체 27개사의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8.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증가율도 172.5%나 늘어났다. 네트워크장비 업종이 평균 191.8%의 매출증가율을 보인 것을 비롯해 SI 업종 181.8%, 네트워크통합(NI) 147.6%의 순으로 높은 매출증가율을 보여 기업의 네트워크 및 e비즈니스 환경구축이 급증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인터넷 보급 확산과 PC방의 지속적인 증가로 컴퓨터 및 주변기기 관련 업종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의 84.3%에 이르는 고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매출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매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이에 따른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85.0%, 경상이익 96.7% 증가 등 호황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자세트 및 부품=수출의존도가 높은 전자세트 및 부품업체(반도체 제외)들은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전방산업 호조로 인한 물량증가로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3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정보통신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LG전자는 광기록장치와 에어컨, 평면브라운관의 판매급증으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2.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4% 늘어났다. 삼성SDI는 브라운관 가격 강세로 LCD 판매호조가 지속되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7.5%, 113.5% 늘어났다. 삼성전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7%, 204.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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