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e비즈니스 하기 어려워라」

한국통신·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막강한 인프라를 활용해 각종 인터넷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이들의 영향력 확대를 두려워하는 기존 업체들의 견제와 운영미숙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데이콤(대표 정규석)은 지난해 12월 기업간 전자상거래 중개사이트 「비즈클릭」을 의욕적으로 출범시켰으나 다양한 업종별 특성이나 영업관행 등 노하우 부족으로 거래가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

데이콤의 비즈클릭은 공급업체 200여개, 구매업체 100여개를 등록시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서비스 개시 6개월이 지나도록 거래규모나 매출규모를 밝힐 수 없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데이콤은 이에 따라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사업방향을 e마켓플레이스에서 네트워크 제공이나 결제솔루션 임대, 서버호스팅 사업 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통신(대표 이계철)의 뱅크21프로젝트(현 뱅크타운)도 금융권들이 독립적인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며 속속 이탈하고 있어 난관에 봉착했다.

한미은행이 지난 3월 자체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구축하고 독자노선을 선택한 데 이어 주택은행도 지난 6월초 자체 시스템을 구축, 서비스를 오픈했다. 주택은행은 특히 이 사이트를 인터넷뱅킹뿐 아니라 향후 보험이나 증권서비스까지 포괄하는 금융포털로 확대시킨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나은행 역시 이달초 독자적인 인터넷뱅킹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독자 서비스에 나선 은행들은 계약기간이 끝나는 올 연말 이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뱅크타운과의 재계약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은행들의 대거 이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뱅크21 프로젝트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은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뱅크21에 참여하는 순간 결제기관이라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해 은행권이 한국통신을 크게 경계하는 분위기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통신사업자의 B2B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네트워크 비용절감 효과는 있지만 결국 종속되고 말 것』이라며 『통신사업자들이 기업들의 견제를 뚫고 B2B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이 최근 데이콤과 달리 대기업들과 제휴해 별도법인을 설립, B2B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도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신혜선 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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