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영창악기 정낙원 사장

「맑은 소리, 고운 소리…」란 가사를 떠올리면 영창악기(http://www.ycpiano.co.kr)의 CM송이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떠오른다. 소비자들은 지난 84년께 작곡해 널리 알려진 영창악기 CM송을 1년여만에 TV전파를 통해 하반기부터 다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영창악기 정낙원 사장(58)은 『1년여 동안 중단했던 TV CF의 재개는 그동안 영창을 아껴주신 고객들에게 영창악기가 워크아웃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가 됐음을 알리는 첫 인사』라며 『지난해 4월 시작된 워크아웃을 당초 만기일인 오는 2002년 4월보다 약 1년 6개월 앞당긴 올 하반기에 조기졸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영창악기의 차입금 규모는 현재 약 1600억원. 이 회사는 올해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400억원의 외자를 유치, 채권을 상환함으로써 1200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1200억원 정도의 차입금은 충분하게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영창악기는 올 1·4분기 매출로 지난해대비 124% 증가한 495억원을 올렸다. 특히 25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 2년만에 경영상태를 적자에서 흑자구조로 전환하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매출이 신장세에 있는 등 경영상태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영창악기의 이같은 경영 성과는 곧바로 정부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채권금융기관의 기업개선작업 사후관리 실태 점검결과에서 영창악기의 경영성과가 우수하다며 워크아웃 자율기업으로 선정했다.

금융감독원 경영기획팀 관계자도 『워크아웃 자율추진 기업들은 주채권 금융기관과의 내부적인 협의를 거쳐 늦어도 오는 8월까지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정 사장의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대한 자신감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영창악기가 경영정상화에 이르기까지 정 사장은 남모를 고충도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토로한다. 그 중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500여명의 직원을 감원한 것. 비록 지난해 3월께 전문경영인 자격으로 대표직에 취임했지만 정 사장 자신도 지난 65년 평사원으로 영창악기에 입사했기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한다.

또 노사간의 화합을 이루는 것도 경영정상화의 임무를 맡은 정 사장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영창악기의 노동조합은 인천에서 강성노조로 익히 알려져 있다. 월급을 줄이고 지난 1년간 월급인상을 동결시키면서 파업·대립보다는 단합해야만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할 수 있다고 노조를 부단히 설득했다. 결국 노조도 정 사장의 이같은 생각에 동의하고 함께 자구노력을 전개해 왔다. 이 결과 지난해 임금협상때 파업을 벌였던 노조도 올해에는 순조롭게 임금협상을 마무리졌다.

정 사장은 요즘 워크아웃 졸업 후 펼칠 사업계획을 짜는 데 여념이 없다. 정 사장은 디지털피아노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 사장은 『디지털피아노 사업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다』고 밝혀 디지털피아노를 영창악기의 차세대 대표상품으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선진국일수록 디지털피아노가 차지하는 시장 비율은 높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는 45%를 디지털피아노 시장이 차지할 정도로 유망한 산업입니다.』

정 사장은 과거의 교훈을 거울삼아 쿼즈와일이라는 독자 음원을 기반으로 디지털피아노의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영창악기를 만드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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